사는 이야기

뉴질랜드 아저씨의 카톡카톡 안부편지

맑은 바람 2020. 4. 28. 07:25

-잘 잤어요?

무뤂 아픈건 좀 어때요?

귀여운 손녀들하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죠? 큰 애가 말도 청산유수고 똘똘해서 재미있겠어요.

하지만 몸은 힘들고 이 세상 이치가 100% 좋기만한 일은 없나봐요. 이러면 저렇고 저러면 이렇고 ㅎㅎ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안방에 놀러온 아이가 유튜브를 계속 볼라구 해서 야단치고 보냈더니 꿈자리가 뒤숭숭했어요.

이제는 작은애까지 커져서 아직 말도 못하는 게 자기주장대로 안 되면 소리를 빽빽 지르고 뻗대는데 진땀빼요.

 이 아가들과 어떻게 하면 행복한 시간을 보낼까가 지상과제입니다, ㅎㅎ

 

-행복한 고통입니다. 그 때가 좋은 때입니다. 그 아이들 아니면 지금 이런 어수선한 시국에 뭘 하겠어요. 뭘 해서 기쁘겠어요? ㅎㅎ

하나님이 주신 큰 선물이죠. 감사하십시요.

 

-이론적으로는 맞고 머리로는 인정하는데 마음이 못 따라가네요.

칠십넘은 노인네가 서너 살짜리들한테 짜증 내고 스트레스 받고 속상해하는 제 자신이 창피해서 죽을 맛이예요.

 

걸핏하면, "할머니 왜 인상써요?"하고 내지릅니다.

그래 저도 어깃장 놓느라고, "엉~ 심심해서 그런다." 하지요.

 

-ㅎㅎㅎ 안 봐도 훤하네 ㅎㅎ

 

-와서 좀 도와주시구려~

 

-거기 미남 할배 계신데 내가 가면 뭐 하남? ㅎㅎ 보고 웃을 일만 ㅎㅎ

 

-근데 그 똘똘한 손녀가 안 봐도 할매 빼 닮았단 생각이 드는데 ~~ ㅎㅎ

 

-다른 건 몰라도, 조잘거리고 사람 좋아하고 잘 삐지는 게 닮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낭중에 아이들이 지들 집으로 이사가고 나면 안방문 바라보며 찔찔 울겠지? 하면서 소설써요~

 

-인상 왜 쓰냐고 묻는데 심심해서 라고 말 한 걸 보면 인상 쓸 일 아닌데 인상 쓴 걸 고 똑똑이가 놓치지 않고 지적질 한 거지. ㅎㅎ

그 손녀 국문학과 보내서 소설쓰게 하면 공지영 뺨치겠어 ㅎㅎ

 

-외교관이나 디자이너가 됐음 좋겠어요.

저더러 옷 촌스럽게 입는다고 지적질하면서 다음에 친구 만나러 갈 때는 요거 입어라 저거 입어라 하고 코디해줘요

 

-아이들 시대에는 사람만 할 수 있는 artist가 가장 유망할 것 같아요. 디자이너가 좋겠네.

 

--20년 후엔 어떤 세상이 올지 상상이 안 되요.

그때까지 우리가 세상에 있을는지도--ㅎ ㅎ

 

-요즘 같은 사태가 좀 더 계속되면 인류의 삶에 큰 위기가 올 것 같아요. 세계 경제 구조가 붕괴되면 끝나지.

이 위기를 리드해 해결하기에는 트럼프의 자질이 너무 천박해서 기대할 수 없어. 큰일입니다. 불안해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종로구에서 출마한 사람 중 '인품 있어 보이는' 이에게 한 표 찍었습니다. 트럼프는 참~~!

 

-좋든 싫든 미국이 세계를 리드해 가는데 순 장사치가 천박하게 리드해가니 전 인류의 고통이고 불행이지.

기독교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고. 인류의 위기...

 

-영철씨도 한때 장사--ㅋ ㅋ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인성이 문제가 아닐런지요?

 

-비밀인데, 저 이젠 안티 크리스트가 됐습니다.

지옥이 무섭지 않아요.

살아 있을 때 남보다 잘 먹고 잘 살던 사람들이 천당 가겠다고 교회 열심히 다니며 주여, 주여! 하는 게 더 무서워요.

전 죽어서 한점 우주의 먼지로 돌아갈 겁니다.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지 말고 땅의 흙이되어야지 ㅋㅋ

그럼 오늘도 손녀들과의 행복한 전쟁 잘 하세요. 무릎 허리 조심하면서 ..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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