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서울에서 동생 옴--양구 48

맑은 바람 2022. 4. 26. 18:53

2022.4.26 (화) 갬
탕탕탕탕! 쾅쾅 우르릉 쾅!
저 멀리 골짜기에서 보오얀 연기를 피워 올리며 연이어 산을 뒤흔드는 박격포 소리--

훈련이 있을 거라는 안내 방송을 듣긴 했지만 무섭다. 우크라이나의 實戰이 오버랩되어.

정류장 앞 살림집에서는 포격소리에 아랑곳없이 할머니들의 두런두런 얘기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수탉이 놀랬는지 시도 때도 없이 목청을 뽑는다.
11시40분 양구터미널 도착 예정인 동생을 만나러 팔랑리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터미널에서 족히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아우가 주차장으로 들어선 차에서 내린다.

도착하자마자 돌아가는 버스표를 먼저 끊어 주었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
에그 존에서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들고 택시로 한반도섬으로 갔다.
땡볕이고 시간도 없어서 걷기는 생략하고 나무그늘을 찾아 앉았다.
파로호 물 위를 스치는 바람이 연녹색으로 물드는 새잎들을 툭툭 치고 지나갔다.
호수 위의 풍경을 눈과 스마트폰에 담고 있는 아우의 모습을 보니 만족스러워하는 눈치다.
양구에서 보낼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겐 요 정도의 맛뵈기가 적당하지 않은가 싶다.

(7219보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