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빨래와 화가 박수근-양구 73

맑은 바람 2022. 5. 21. 21:35

2022년 5월 21일 토 덥고 맑음

(체험관으로 빨래하러 감) 9시15분-10시30분 (세탁), 10시45분-11시25분(건조)
(양구인문대학--화가 박수근의 생애와 예술세계)

 

여행자는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이다. 편안한 제집을 놔두고 길 위로 나서는 사람들이다. 집을 나서는 순간 하나서 열까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니 고생을 '사서 한다'고 말할 수밖에~
그러나 그 '고생'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재주를 부리는 이들이 또한 여행자들이다.

오늘은 퇴실을 열흘 앞두고 세탁물을 한번 돌리려 숙소에서 십여 분 거리에 있는 '체험관'(전에는 초등학교 분교였던 곳) 세탁실을 찾았다. 두 달여 가벼운 것들은 손빨래를 하거나 대니 손을 빌렸었다.
세탁실 안엔 대형 세탁기가 두 대, 건조기가 두 대 있었다.
세탁시간 1시간 15분짜리로 세팅을 하고 나무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공기가 정지한 듯 바람 한 점 없다. 인기척도 없다.
단지 까마귀가 깍~깍 거리고 참새들이 재재거리며 텅빈 운동장을 깡총거린다. 흰나비 한 마리도 저 혼자 팔랑거리고 돌아다닌다.
저 미약하기 짝이 없는 곤충도 혼자서 잘도 돌아다니는데 왜 나는 혼자있는 걸 꺼리며 두려워하는 걸까?

사람을 피해서(?) 이곳까지 왔으면서 아무도 눈에 띄지 않은 공간에 놓여 있으니 불안하고 불편하다.

세탁이 끝날 때까지, 주말이라 북적거리는 '팔랑골 캠핌장'을 돌아다녔다.

뛰어놀던 아이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여행자들의 숙소가 들어섰다
체험관 한쪽에 마련한 원시인의 집


인문학박물관에서 2시부터 강의가있었다. 강사는 '박수근 미술관' 엄선미 관장이다.
양구읍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을 세 차례나 가 보았기 때문에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미술관 안의 빨래터는 박수근과 그의 아내를 이어준 중요한 장소다. 빨래터에서 만나 첫눈에 반한 여인에게 짧지만 간곡한 연애편지를 보낸 박수근--어느 여인이 그 편지에 마음을 내주지 않을 수 있으랴!
내용은 충실하고 풍부한 듯하나 실내 스피커 상태가 좋지 않고(?) 강사의 음성이 낮은 데다 강약이 없어 조는 이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휴식시간에 나온 과일간식은 따봉!
(7764보 걸음)

양구는 다양하게 군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박수근의 이력서
박수근의 구혼편지
산책길에 만난 벼포기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크는 암코양이로 만삭으로 돌아다니더니 오지 않는다. 요놈도 마크네 훼밀리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얘야, 그 집에 가면 우리들을 좋아하는 할매할배가 맛있는 걸 많이 줄거야,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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