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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이 드는 사람들에게

맑은 바람 2022. 8. 25. 07:57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김욱 옮김/슬로디미디어/246쪽/초판1쇄2021.3/읽은 때 2022.8.21~8.25
와타나베 쇼이치(1930~ )야마가타현 출생/영문학자, 사회평론가

--죽는 그날까지 知的 餘生을 보내기 위한 50가지 삶의 태도
(19)세익스피어의 '소네트'에 이런 말이 나온다.
"5월의 싱그러운 환희 속에서 눈을 그리워하지 않듯, 크리스마스에 장미를 갈망하지 않는다."
5월에는 5월만의 환희가,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만의 즐거움이 있다. 천천히 흘러가는 여생의 시간에는 그 시간만이 지니는 즐거움이 있다.지적인 호기심을 꺼트리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해 자신을 맡길 때 여생의 시간은 빛난다.

진정한 不老, 不死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24)멋진 여생을 만드는 것은 지적 깨우침이다:지식을 통한 성장은 영적인 생명의 연장을 꿈꾸는 것이다. 배움을 이어가며 그 안에서 깨우치고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 그것이 멋진 여생을 완성시키는 즐거움이다.
(29)노년에 쇠하지 않는 비결은 장년의 배움에 있다.
(47)즐기는 경지에 이르면 나이듦이 두렵지 않다
(나에게 읽고 쓰고 그리고 블로그에 올리는 재미가 없다면 삶의 재미는 반감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도 어지러움증에 걸려서는 안 된다. 어지러움이 찾아오면 쓰기는 커녕 울렁거려서 책조차 읽을 수 없다.
부모님께서 아직까지도 쓸 수 있는 시력을 주신 데 깊이 감사한다.)
(62)자원봉사는 여생을 위로한다.
(66)종교적 관심은 여생의 시간과 함께한다.
길어진 여생 동안 종교에 깊이 파고드는 것도 지적 여생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다.
(75)우물밖에 세계를 알아야 인생을 알 수 있다.
--젊은 시절부터 나의 사고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진 책이 한 권 있는데, 바로 파스칼의 명저 '팡세'다.
--파스칼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영혼의 세계까지 인정했던 사람이었다.
(79)외과의사이자 노벨생리학ㆍ의학상 수상자인 알렉시스 카렐도 과학자였지만 과학 이상의 초월적인세계를 인정한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의학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던 중병환자가 순간적으로 치유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환자가 타인의 기도에 의해 치료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는 과학적으로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과학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영적인 세계를 인정하게 되었다.
(최근에 읽은, 과학자이자 의사인 퀴블러 로스의 '사후생'을 비롯해서, 이븐 알렉산더의 '나는 천국을 보았다.' 질 볼트 테일러의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등의 일련의 책은 영적 세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을 증명한 책들이다)

(85)인생의 가을에 필요한 풍요로운 열매:
인생의 가을을 성숙하고 풍요롭게 느끼기 위해서는 살면서 최선을 다해 이루어놓은 것들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의 가을에 열매가 필요한 이유다. 은퇴 후 평온한 마음으로 젊은 시절에 이루어온 모든 것들을 돌아보는 즐거움, 그것이 인생의 승리자만이 얻을 수 있는 값지고 소중한 열매다.
(94)건강한 노년을 위해서 반드시지켜야 할 세 가지:(일본의 총리였던 K씨의 말)
1.쓰러지지 말 것
2.감기에 걸리지 말 것
3.의리에 얽매이지 말 것
(101)나이가 들수록 정신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조용하고 한가로운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오히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도시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제 나의 고향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마음을 나누는 곳, 지금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112)독서는 장수의 비결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최근 들어 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뇌 관련 서적들이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다.--그 중 한 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뇌 속에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있다. 이 호르몬은 뇌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뇌가 작용하는 온갖 활동에 호르몬도 작용한다. 따라서 뇌 운동은 전신 건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14)어려서부터 병약했던 나는 초등학교 때 툭하면 양호실에 누워 있었다. 그랬던 내가 노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독서 습관 덕분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글을 써온 세월이 자그마치 75년이다. 아마도 그 시간이 나의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115)전자책이 한 알의 영양제라면 종이책은 맛있는 한끼 식사다.
(117)정보는 인터넷으로 충분히 얻을 수 있다.그런데 왜 나는 여전히 책을 구입하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책에서 얻어지는 것이 단순히 정보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인터넷이 가지고 있지 않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정성껏 만들어진 장정을 볼 때, 사각거리며 책장을 넘길 때, 나는 행복하다. 또한 수세기를 거듭하며 사람들에게 읽힌 책들을 만지며 지적 향수를 느낀다.(이 부분이 작가와 가장 가깝게느껴지는 대목이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중고서점에서 책 한 권을 살 수 있다.
커피는 집에서 G7이나 믹스커피로 대신하고 그 돈으로 책 한 권을 살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處暑가 지나고 새벽녘 풀벌레 합창이 절정에 이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에어컨 없이도 진득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계절이 왔으므로.
책을 주문해 놓고 기다릴 때의 즐거움이란, 오랫동안 격조했던 좋아하는 친구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심정과 같다. 젊은날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띄우고 답신을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말하면 그럴 듯한데,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랑을 해 보지 못했다)
(117)인터넷검색으로 획득하는 정보와 독서에서 지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따뜻한 한 끼 식사와 영양제 한 알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우리 몸과 두뇌는 영양제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영양제는 말 그대로 '보조'적인 역할만 할 뿐이다.인간은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이고 채소를 조리고, 과일 껍질을 벗겨가며 먹어야 한다. 그런 행위가 결과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
(120)건강을 위해서도 책을 사서 종이를 넘겨가며 지식을 습득하는 버릇을 놓아서는 안 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장수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121)죽음은 삶의 간장을 내려놓는 순간 시작된다:
(123)진정한 은둔자는 물질은 버리되 정신은 버리지 않는사람이다.모든 소유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지지만, 정신만큼은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은둔자의 삶이다. 그들의 일상에는 삶에 대한 긴장과 의욕이 여전히 살아 있다.
(125)노년의 뇌세포를 변화시키는 독서:
단련된 기억력과 판단력은 시간이 흘러도 쇠퇴하지 않는다. 즉 60세든 70세든 뇌세포는 쓰지 않아서 녹슬었을 뿐, 사용하면 다시 튼튼해질 수 있으며 얼마든지 다시 늘어날 수 있다. 근육은 운동을 통해 단련시킨다. 그렇다면 뇌는 무엇으로 단련시켜야 할까? 두뇌를 단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독서가 최고다. 독서는 뇌세포 뿐아니라 정신도 단련시켜 준다.
(129)독서를 통한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
추천 도서--파스칼의 '팡세'
(131)파스칼은 '팡세'를 통해 무슨 말이 하고싶었던 것일까?
'팡세'의 대부분은 종교와 신앙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파스칼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의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파스칼이 내린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확률적으로 볼 때 사후세계와 기적, 신의 존재에 대해서 인정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파스칼은 신앙인이 아닌 과학자로서 이를 입증하고 싶어했다.
'팡세'는 과학자 파스칼의 투철한 신념과 예리한 통찰이 곳곳에 숨어 있는 명저 중의 명저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파스칼 같은 대천재 과학자마저도 종교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팡세'에는 수많은 인명과 언어가 등장한다.플라톤과 키케로, 제논 같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들부터 몽테뉴, 데카르트 같은 프랑스 사상가들까지 파스칼의 붓은 종횡무진하며 지적 능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이 한 권의 책을 읽다보면 또다른 지적 자극의 대상도 만날 수있다. 그런 의미에서 '팡세'는 지적 여생의 첫발을 내딛을 때 선택할 만한 최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135)삶의 통찰을 선사하는 인간이라는 미지의 존재:
또 한 권의 책--'인간, 이 미지의 존재'/알렉시스 카넬 지음/프랑스의 생물학자 외과의사/노벨의학ㆍ생리학상 수상/'팡세'처럼 신비체험을 함/루르드의 샘물을 마신 환자들이 치유되는 걸 목격함/이를 통해 의학만으로는 인간의 전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림
(151)지적 여생을 위한 세 번째 조건, 사랑:
(160)일본 영화 '매미울음'의 마지막 장면:분시로와 오후쿠
"우린 각자 한아이의 부모가 되었군요."
"그렇군요."
"분시로님의 아이가 내 아이고, 내 아이가 분시로님의 아이가 될 수는 없었을까요?"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죽을 때까지 뉘우치며 살 겁니다."
"진심이신가요?"
"---"
"고마워요. 하지만 틀림없이 이렇게 끝났을 거예요. 세상에 뉘우칠 일 하나 없이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참 덧없는 세상이군요."
(162)손자없는 시대를 받아들여라
(168)건강을 보장하는 세 가지--호흡, 영양, 실천
*호흡: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중요한 것은 호흡법/시오야 노부오의 호흡법 개발
*영양:미쓰이시 이와오의 분자영양학/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의 관리가 필요하다.
*실천:장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실천
(175)뇌의 건강은 규칙적인 생활이 만든다.:
매일매일 규칙적인 산책과 생활습관이 건강을 담보한다./지적 자극을 가할수록 두뇌는 더 활발히 반응한다.그렇게 건강해진 두뇌는 지적여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산책하고 읽고 쓰고, 예술품을 감상하고 좋은 음악과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179)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은 당연한 삶의 과정이다:
--어떤 종류의 성공이든 인내보다 더 필수적인 자질은 없다. 인내는 거의 모든 것, 심지어 천성까지 극복한다--존 D 록펠러
--심신장애가 없는 건강한 사람은 적절한 스트레스를 견디며 인내와 참을성을 배우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면서 위대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있다.--알렉시스 카렐
--신은 자신이 인정하고 사랑하는 자들에게 역경을 주어 단련시키고시험하고 훈련시킨다. 불운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불은 금을 단련시키고, 불행은 용감한 자들을 단련시킨다.--세네카
--어떤 사람이든 추위, 더위,목마름을 이기지 못하고 불쾌한 일을 참고 견디는 힘이 없다면, 그는 결코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결코 빛나는 명성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인내는 정신의 숨겨진 보배다.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간디
(183)작은 사치는 노년의 삶에 활력을 준다: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 돈!
젊은시절에 저축을 하느라 못했던'소비의 미덕'을 조금은 발휘해도 좋을 것이다. 자신만을 위한 소비를 한들, 작은 사치를 한들 상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사고 싶었던 책을 사고, 모으고 싶었던 그릇을 사 모으고, 가고 싶었던 여행을 떠나도 좋다.('모으고 싶었던 그릇을 사모으고'는 아닌 듯 싶다. 버리고 정리해서 미니멀 라이프를 완성해야 할 때 아닌가?)
(196)은퇴 후에 갖추어야 할 덕목, 쾌활함
(201)지적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를 만들라
서로의 사고 방식, 경제력, 지적수준이 비슷한 친구라야 오래간다.
인간은 나이에 상관없이 지적흥미를 느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니,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그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208)나이든 부부의 원만함은 각자의 공간에서 온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을 마련해 두면 서로에 대한 참견이나 불만이 적어지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생활이 보다 쾌적해진다.
(213)젊은 시절의 추억이 노부부의 유대감을 높인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시간을 내어 둘만의 여행을 다니며 두 사람만의 추억을 많이 만들라는 것이다.
(여행의적기는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간 후라야 좋다.아이들도 제 앞가림을 할 수 있고, 경제력도 어느
정도 갖추어졌을 테니까. 이때가 바로 50대 초반, 부부의 제2의 황금기다.)
(236)자신만의 꿈으로 여생을 채워라:
정년을 앞에 둔 은퇴 세대들이 꿈을 꾸고 있다.--다양한 인생경험과 더불어 꾸준히 지적 수련을 쌓은 사람은 여생을 보내면서도 꿈꿀 수있다.--온갖 무거움과 온갖 가벼움에서 벗어나 담담하게 자신만의 꿈을 꾸기 좋은 시간, 그때가 바로 은퇴 후의 여생이다.
(241)죽는 그날까지 지적으로 살고 싶다.
이상적인 죽음의 모습은 어떤 걸까?
"인생의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정신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신의 완전한 도구로서 작업을 하다 죽는 것이 질서있는 노년의 생활방식이며, 인생의 이상적인 종결이다."---'평화론'의 저자 칼 힐티(스위스철학자)
(243)아내라도 좋고 딸이라도 좋다.가족 중 누군가가 식사하라고 내 서재의 문을 노크하고 방에 들어왔을 때 내가 책을 펴 놓은 채 잠든 듯 숨을 거두었으면 좋겠다.이것이 나의 宿願이다. 내가 그동안 추구해 온 삶을 돌이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책을 사랑해온 사람이니 책을 끌어안고 죽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아니, 이럴 수가!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내가 바라는 죽음의 모습'과 똑같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이런 소망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은가 보다.)

(코로나19 시기에 출판(2021.3)되어 의기소침한 사람들에게 꽤나 어필한 모양이다, 일 년만에 100만 독자를 확보했다니~ 그러나 내 나이 정도 되는 이들(70대)에겐 딱히 새로운 얘기는 없다. 매일 카톡방에 정보가 넘치도록 들어와 누구나 할 것 없이 '똑똑이'가 되어 입만 열면 모르는 것 없이 나름의 일가견을 편다.
그러므로 이 글은 정독을 요하는 수준은 아니고, 가볍게 책장을 넘겨가며 읽을 만한 책이다. 심각하거나 부담스러운 건 딱 질색!인 우리 입맛에 맞는 책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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