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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기행-내 안의 이집트

맑은 바람 2022. 10. 3. 18:50

문명기행-내 안의 이집트 

 강인숙 지음

 

잠 안 오는 새벽이 <내 안의 이집트>를 꺼내 놓았다.

아직까지도 꼭 가보고 싶어 바라만 보고 있는 나라-몇 년 전 곧 떠날 것처럼 마음먹었다가 관광지 카이로에서 테러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주춤하고 말았다.

이 책을 다 읽을 무렵이면 다시 알렉산드리아 해안가를 꿈꾸고 아부심벨 신전 앞을 서성이는 상상을 하게 되겠지?

 

저자는 서문에서부터 글맛에 빠지게 한다.

-모래바람의 은폐작업과 문자소멸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바람의 신은 그 무한대의 옷자락을 펼쳐서 그 밑에 이집트 문명의 기념비들을 감추는 작업을 시작한다.

-모래가 숨겨놓은 유물들

-침략자 집단의 우두머리알렉산더대왕

-이집트 펜클럽의 종장을 장식한 나폴레옹

-세계의 박물관들을 환장하게 만드는--

중병과 집안의 큰 고통을 여러 차례 겪은 저자는 이집트에 매혹된 나날들이 그의 말년의 고통을 견디게 해 주었다.’고 한다.

진정 나의 삶을 견디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의 표현력이 좋고 글의 흐름에 매혹되어 이분이 시인이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말한다.

침략자 알렉산더와 나폴레옹이 잠든 이집트를 깨웠다고.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外國人의 무차별한 약탈과 파괴, 자손대대로 이어간 自國民의 좀도둑질로 일그러진 이집트의 과거사는 탐욕스런 인간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토록 약탈을 당해 유럽의 웬만한 나라가 제각기 이집트박물관 하나씩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의 박물관에는 아직도 한도 끝도 없이 보여줄 유물들이 있다니 5000년 역사가 名不虛傳이다!

다만 그것들은 왕과 신과 관련된 유적이나 유물이지, 일반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것은 신과 왕의 집은 돌을 쓰고 일반인들의 집과 생활용품은 흙을 썼기 때문이다. 그들은 死後世界에 집착한 나머지 地上世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집트엔 神王이 있고 백성은 존재감이 없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그러나 국가가 3000년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건 마트 여신의 영향 아래 금욕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했기 때문으로 본다. 

파라오조차도 피정복자에게 관대했었다.

맛깔스런 글의 매력에 이끌려 재밌게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장을 덮고 나니 뭘 어떻게 정리해얄지 막막하다.

 

그 어느날 내가 이집트에 가면 뭘 꼭 보아야 할까그 답을 정리해 본다.

 

*‘신의 축복이라 말하는 생명의 강 나일(‘이라는 뜻) 크루즈를 하면서(저자는 생애 최고의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유람선 <세인트 조지호> 船上食을 맛본다

*BC 300년 알렉산더대왕의 명에 따라 만들어져 300년간의 왕조를 이어온, 그러나 지금은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새로 태어난 지중해의 진주 알렉산드리아 해안을 거닐며 <몬타자궁>을 보고 시후드 전문점 <카도라>에 간다

*4500년 전에 쌓은, 이집트에서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를 본다.

*천 개의 미너렛을 가진, 이슬람의 도시 카이로에서 툴룬 모스크와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를 본다.

*바하리아 사막(백사막)에서 日沒을 본다

*<이집트박물관>에서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를 본다.

*이집트 전통예술에 반기를 들고 아마르나 예술(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 인간의 추함이나 결함까지도 그대로 재현)을 도입한 아크나톤상을 만난다.

*람세스 2세의 걸작으로, 아스완 땜이 생기면서 水沒 위기에 처한 것을 유네스코가 주관해서 10년 만에 이사를 시킨 <아부심벨 대신전>과 그 안의 8개의 남신상(장엄하면서 발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거룩하고 완벽한 남성상들-저자 표현)은 꼭 봐야 한다.

*500km에 이어지며 소양호의 7배가 넘는다는, 상이집트의 나세르호(순간이여, 멈추어라!-저자의 말)가 기대된다.

*이집트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집트의 진주라 불리는 <이시스 신전>-지금 이시스 신전은 아갈키아섬으로 옮겨졌다-을 본다.

*1000년을 넘게 지어온, 이집트에서 가장 큰 신전인 <카르나크 신전>에 간다.

*시공장 아멘호테프가 아멘호테프 3세를 위해 지은, 고대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전이라 여겨지는 <룩소르 신전>을 본다. 파피루스 봉오리형 기둥이 白眉라고 한. -정면의 두 개의 오벨리스크 중 하나는 지금 프랑스 콩코르드 광장에 있다. 이집트지도자 무함마드 알리의 선물이란다.

*아멘호테프 3세의 안뜰에서 나온 유물을 주로 전시한 <룩소르 박물관>에 간다.

**아이들이 몰려올 것을 대비해 볼펜 몇 타스를 준비해 간다.

 

하루 속히 이집트 여행이 자유로워지기를~

그때 난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가, 피라밋을 보고 룩소르와 카르나크 神殿을 보고 배를 타고 나일강의 日沒을 볼 것이며

알렉산드리아 해안의 사라진 등대 앞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체취를 느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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