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집트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3)

맑은 바람 2023. 1. 6. 12:16

2023년 1월 5일 목요일 

아침 일찍 항공기 SV311편으로 리야드 공항 출발, 3시간 10분 만에 (9시10분)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집트 가이드의 환영을 받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카이로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 <레디송 블루>로 이동했습니다,

무려 15시간 이상 찌든 몸을 깨끗이 하고, 점심 먹으러 식당으로 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카이로에서부터 한국인 이집트 현지가이드가 나왔는데, 에너지 덩어리 이*정씨입니다.

시원시원하고 목청이 커서 청력이 떨어지는 우리 영감님과 제게는 딱이네요!

호텔 '레디송 블루'의 로비

그러나 우리는 샤워는 물론, 이도 못 닦고 식당으로 내려왔습니다.
문제는 객실 배정을 받고서부터였습니다. 카이로공항에서 유심 칩을 사고 먼저 것은 봉투에 담아 왔겠거니 하고 열어보았더니 아무것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앞이 캄캄해지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우선 서울 작은아들한테 전화를걸었습니다. 도로 공항에 가서 찾아오라는 거예요. 낭중에 전화번호를 바꿔야할지 모른다면서.
난 개뿔도 모르지만 그 칩 안에 내 고유정보가 들어있으면 어쩌나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씻을 겨를이 어디 있었겠어요. 상황이 다급한테 인솔자는 전화도 안 받더군요. 내가 몇 번 전화를 했더니 '진상을 만났다'고 지레 겁을 먹었는지 그대로 끊어집디다.
'에라, 될 대로 되라, 밥이나 먹으러 가자'
12시 30분까지 내려오라 했는데 시간이 다 되어도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거예요.

마침 안면있는 우리 일행 한 분이 보이길래 왜 시간이 되도 아무도 안 오냐니까, 시계를 보더니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답니다.
'어, 이게 뭐야?'
그분은 감을 잡았는지 리야드와 여기는 한 시간 차이가 나서 그렇답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老醜는 그 모습을 드러내고 마는구나!
문제는, 새로운 칩을 바꿔 끼는 순간, 여기 시간이 자동으로 설정되야 하는데 인터넷이 되지를 않는 겁니다.

도로 방으로 돌아와 아까 내가 내뱉은 말을 주워 담아야 하나 어쩌나 생각해봅니다.

점심 식사 시간을 좀 젊은 여자 일행한테 확인 차원에서 물었더니, "12시 30분까지 나오시래요, 어르신!" 한다.
난 그녀 귓속 가까이 대고 말했습니다.
"늙은이들은 '어르신'이라는 말을 질루 싫어해, 기냥 언니라고 불러줘." 했더니 그녀는 웃음을 주체 못하고 까르르 웃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