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29일째)바투미를 향하여

맑은 바람 2024. 4. 23. 05:38

2024년 4월 22일(월)
바투미 12도~19도

테아가 준비해 준 아침상


<Guesthouse Data>의 오너 Tea와 이별하고 그녀의 남편은 버스터미널까지 짐을 실어다 줬다.
8시 정각에 출발하기로 한 마슈르카는 예약 인원이 다 차자 10분 전에 출발했다.
메스티아에서 낭떠러지와 가파른 산비탈로 이어지는 좁고 울퉁불퉁한 길을 1시간 30분 달려 평지길로 접어들었다.

세상없어도 우쉬굴리의 장엄한 설산을 보고 말 거야 하는 간절한 소망이 없었던들 이 길은 아무나 선뜻 들어서기 쉬운 길은 아니다. 아슬아슬, 간이 오그라들었다 펴졌다 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평지길로 접어든 순간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침 안개에 싸인 코카서스

조지아는 인구가 우리나라의1/10 정도고 땅덩어리는 남한의 2/3라지만 울타리역할을 하는 코카서스 산맥 아래는 끝없이 평야가 펼쳐져서 산악국가인 우리나라에 비해 농지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주택도 보통 2~300평은 기본이고 집이 너른 정원 한가운데에 반듯하게 자리잡아 시원해 보였다. 옹색한 우리 땅을 노리고 오랫동안 눌러앉은 나라가 없는 데 비해, 이곳은 쓸모있는 땅이 많아 노리는 이웃도 많았다. 그만큼 고초를 겪고 오늘에 이르지 않았는가.

세상에 좋은 것만 다 가진 이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

주그디디 시내를 관통하며

주그디디에서 환승, 12시에 출발해서 2시30분에 바투미에 도착했다.
조지아 원주민 스반족 후손들이 사는, 가장 조지아다운 메스티아를 떠나 이번여정의 마지막 도시 바투미에 들어서는 순간, 아! 이곳은 조지아가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실 어디쯤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두바이를 연상시키는 초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곳-- 자동차가 빵빵거리며 길을 가득 메우고 빌딩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오르고 있다.

<바투미 남자 2>
탤래그램을 통해 Giorgi 가 문자를 보냈다.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를 바꿔 달라, 그러면 숙소 위치를 자세히 일러주겠다. 그렇게 했더니 기사는 두말없이 우리를 Giorgi의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그는 이곳에 꽤 여러 채의 숙소를 갖고 운영한단다.

  <Orbi Sea Tower>

낯선 땅에 발을 내딛는 것과 아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경우 그 심적 부담의 차이는 크다.

어찌해서 바투미 오기 바로 직전에 Giorgi를 만나게 된 걸까? 그는 그 많은 숙소 가운데 우리 숙소에 들어 떡 하니 베란다 소파에 앉아 있었느냐 말이지. 또 나같이 작은 인연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만나 이미 예약했던 호텔마저 취소하고 生面不知의 Giorgi가 운영하는 호텔 숙소로 오겠다고 한 것도 겹겹의 인연 아닌가~
그의 안내로 20층 객실로 들어서는 순간, 그리고 흑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방이라는 걸 안 순간 얼마나 가슴이 벅차던지! 이 방은 내가 낸 돈보다 훨씬 비싼 방이건만 조지는 기꺼이 이 방을 내줬다.
Giorgi는 우리 앞에 나타난 또 하나의 천사인가?

냉장고ㆍ세탁기ㆍ인덕션ㆍ전자렌지까지 다 있다.
해변도시. 바로 앞이 흑해
20층에서 내려다본 바투미 시가지
저 멀리 터키쪽 설산도 보인다

 

찬거리를 사러 <바투미 어시장>으로 갔다. 베르겐의 그 풍성하고 활기 넘치던 어시장을 생각했는데 일반 슈퍼마켓 정도의 크기에 품목도 비슷비슷했다.
새우와 물오징어 몇 마리 사고 깎아 달랬더니 풍채 좋고 성격 좋아 보이는 아저씨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럼, 서비스라도~~떼를 쓰는 할배에게 못 이기는 척, 조막만한 소라 4개를 얹어준다.

가까운 마트에서 쌀을 발견했다. 29일만에 밥을 먹었다! ! 해물찌개랑~
黑海의 日沒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흑해의 일몰을 보았다.
내일은 저녁을 일찌감치 먹고 아예 발코니로 나가 마냥읹아서 노을이 변하는 모양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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