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겨울

떠난 친구를 그리며

맑은 바람 2025. 2. 9. 08:10

지난 달말 설밑에,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난 친구가 문득 떠오릅니다.

 "나 이제 내뜻 대로 한번 신나게 살아 볼 거야, 너희들이랑 여행도 실컷다니고~"

그런데 어느날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후 병원을 드나들기 3년여~~

영안실 입구에서 사진으로 만난 그녀는 묻는 듯했습니다.

'이거 뭐야? 왜 내가 여기 걸려 있는데? '

그날 밤부터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고 폭설이 내렸습니다. 원통해서 떠나기 싫어하는 그녀의 울부짖음 같았습니다.

 

                                                                               동백 피는 날--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 오는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 생전 뜻한 일 못다 이루고
그대 앞길 눈보라 가득하여도
동백 한 송이는 가슴에 품어가시라
다시 올 꽃 한송이 품어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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