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온통 시야를 가리고 있는 안개를 뚫고 순창에서 옥정호 쪽으로 방향을 잡아 27번 국도를 달렸다. 새 도로가 뚫리고 있는 고가 아래 희고 붉은 코스모스가 수줍은 듯 배시시 웃고 있었다. 가을은 역시 코스모스와 함께 오가나 보다. 운암대교를 건너 한참을 달린 후에 에 이르렀다. 짙은 안개 속에 방송국 차 한 대가 서 있고 사진 기자인 듯한 남자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앉아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3층 전망대에 올랐으나 시야에 들어오는 건 짙은 안개 띠였다. 오늘은 옥정호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붕어섬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또 헛걸음을 하고 말았다. 김훈 선생의 자전거도 물안개 낀 옥정호를 지났었지. 호수는 음전한 여인인 양 좀처럼 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