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흐림
다산초당---사의재
오늘은 정약용 선생의 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茶山草堂>과 <四宜齋>를 찾아보았다.
새벽에 축구경기를 보느라 잠을 설쳐 다른 날보다 늦게 집을 나섰다.
강진터미널에서 다산초당까지는 버스로 30분밖에 안 걸렸다.
<다산초당> 정류장에서 다산초당까지는 600m, 평지300m는 걸을 만했으나 산길300m 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간절하면 그까짓 300! 이다. 산다람쥐 시절(?)을 떠올리면서 가벼운 기분으로, 뿌리가 드러나서 울퉁불한 산길을 올랐다. 지금도 이렇게 깊숙히 들어앉아 오르기 힘든데, 그 당시 선생은 얼마나 적적하고 삶이 고단했을까
그 적적한 삶을 자양분 삼아 선생은 아들들에게 편지도 쓰고 <목민심서>도 써내지 않았는가.
언제나 그렇듯이 정신력이 강하고 자존감이 있는 이들은 고난의 시절을 에너지로 바꾸어 일생일대의 업적을 이루지 않았는가!
자유여행의 좋은 점은 타의에 의해 시간을 통제 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숙소로 돌아와 한두 시간 쉬었다가 <四宜齊>를 향했다. 숙소에서 12분 거리(745m)다.
휴일임에도 거리엔 사람의 그림자를 찾기 어려웠다. 문을 닫거나 폐업한 가게들도 적지 않았고 군데군데 자물쇠를
채웠거나 대문 앞에 풀이 무성한 빈집들이 눈에 띄었다.
소멸하는 농촌마을의 현주소를 보는 듯했다.
<사의재>주변은 최근에 정비했다고 하는데 酒幕은 개점 휴업인지 아무도 드나드는 이가 없었다.
빈대떡에 막걸리 한 잔 먹어야지 하는 꿈이 물거품이 되었다.
세상이, 유배온 선생을 白眼視하고 외면했을 때 주막 할미는 선생에게 방 한 칸을 내주며 머물게 했다.
선생은 '생각과 말과 행위와 용모를 바르게 하는 집'이라는 의미의 '四宜齋'라는 현판을 걸고 4년을 머무셨다.
따뜻한 인정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주막할미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강진을 떠나기 전 강진 한정식은 한번 먹어봐야 한다나? 유배지 시절에 한양 음식이 전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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