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牛公과 犬公

맑은 바람 2024. 5. 1. 06:57

바투미 식물원 가는 날이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개도 탔어" 대니가 말했다.
"어디? 누구랑 탔어?"
"저 혼자"
두리번거렸으나 보이지 않았다.
식물원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종점까지 갔다. 그제서야 바닥에 쭈그린 개를 발견했다. 개와 우리 둘만 남은 셈이다.
"당신 개요?"
운전사가 대니에게 물었다. "아니요, 모르는 개요."
운전사는 커다란 빗자루를 가져오더니 쓰레기 쓸어버리듯 개를 버스 밖으로 내쫓았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지가 돌아다니던 동네에서 버스로 40분을 왔으니 어떻게 돌아가나? 이 동네에 정을 붙이고 살 수 있으려나? 마음이 무거웠다.

버스는 개를 내쫒고 오던 길을 다시 돌아나왔다. 무심코 뒤를 돌아다보니 아뿔싸!
비실거리던 그 개는 어디서 뛰쳐나왔는지 모르는 커다란 검은 황소한테 쫓기고 있지 않은가?
어쩌나, 저 무서운 황소는 개를 한발에 부숴뜨릴 것 같은 기세로 쫓아갔다.

'얘야, 제발 속력을 다해 달리거라. 그래서 그 발에 뭉개지는 일이 없도록 해 다오.'

왜 나는 그 광경을 보면서 푸틴과 젤렌스키가 떠올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