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애송시

나, 바람처럼 살고싶다 -정지만

맑은 바람 2009. 3. 18. 11:39
 

  나, 바람처럼 살고싶다


                                  정지만


 

 가시든 꽃잎이든 칼날이든 비단이든

 산이나 강이나 벌판이나 대양이나

 어디에건 가지만 결코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그리하여 맘 속에 돋는

 집착의 가시를 허허로이 지나고

 증오의 칼날을 유유히 넘어서

 꽃잎보다 향기롭고

 비단보다 부드러운

 사랑으로 살고 싶다.

 

 그리하여

 산이나 강보다 더 높은

 벌판이나 대양보다 더 넓은

 내(자아)가 되어


 자신은 허허로이 아무런 형체도 없으면서

 스치는 타인의 형체를 일깨우는

 바람처럼 살고 싶다.

 

***일상의 집착과 애증을 버리고 살고 싶은 마음, 그래서 누구와도 부딪지 않고

볼에 스치는 봄날의 매화향기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