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봄

하얀 모란이 피기까지는

맑은 바람 2009. 5. 8. 21:30

 

  이사 온 지 두 해째 되는 해다. 대문 쪽 수수꽃다리(라일락) 아래 볼품없이 피어 있는

풀나무의 정체가 뭔지 궁금했다. 꽃도 피우지 않고 잎도 별로 볼품없이 ‘나도 나무’정도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여보, 이 나무 내년에도 이러구 있으면 잘라 버립시다. 뭔 나문지도 모르겠고--”

말귀를 알아들은 것같이 다음 해에 눈부시게 하얀 꽃이 피었다.

 

 아니, 이게 무슨 꽃이지?

백합일까? 작약일까? 모란? 연일 인터넷을 뒤지고 나서야  ‘하얀 모란’임을 알았다.

그리 흔히 눈에 띄지 않는-

해마다 꽃의 수를 늘리더니 올해는 일곱 송이의 꽃을 피워 올렸다. 잎도 풍성하고--

 

내 앞에 이렇게 황홀한 모습으로 서 있는 하얀 모란의 오늘은 알고 보면 영감 덕이다.

꽃을 감상하고 좋아라 할 줄만 알았지, 거름 한 번 안 준 나에 비해, 퇴비도 사다 뿌려주고

가끔은 농약도 쳐 준 남편 덕이라는 걸 왜 몰랐을까?

 

2009. 5. 8 어버이날에

 

 

 

 10대소녀

 

 15세

 

 18세

 

 또래

 

20~30대

 

 30대?

 

막내가 드디어 꽃을 피우다

 

쭉정이가 된 부모

'풀꽃나무 이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 언제 왔니?  (0) 2011.03.24
봄꽃들의 축제  (0) 2010.04.02
앵두의 계절  (0) 2009.06.12
금낭화와 수수꽃다리와--(4월의 뜰)  (0) 2009.04.15
작은 것들에 관하여   (0)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