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제법 따뜻해 뜰에 나가 겨우내 쌓였던 거름더미를 걷어내서 쌀 포대에 담았다.
금강이똥과 낙엽더미와 음식물들로 어지럽던 뜰을 깨끗이 치우고 나니 5포대나 되었다.
여름내 EM을 뿌려주고 지렁이 식구들이 그것들을 먹어치우면 내년에는 천연퇴비 몇 삽쯤 나오겠지?
한나절 쪼그리고 거름더미를 치우면서
목련은 언제쯤 아린을 벗으려나,
매화의 저 작은 분홍 꽃망울이 터지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하면서 하늘만 쳐다보았는데
바로 창문 아래 올망졸망 보랏빛 꽃을 피운 제비꽃이 활짝 웃고 있지 않는가?
다음날 보니 그 옆에 노란 민들레 하나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린(목련의 털외투) 속에서 외출을 기다리는 목련
벙그는 매화
요새도 '오랑캐꽃'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을까?
정체불명, 그러나 뭔가 보여줄 것 같은--
제비꽃 친구 민들레~
봄은 공중에서부터 오는 게 아니야,
땅 구멍 햇살을 따라 나온, 요 작은 것들의
소리 없는 외침에서부터
봄의 코러스는 시작되는 거야~
(2011. 3. 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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