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봄

너 언제 왔니?

맑은 바람 2011. 3. 24. 22:17

 

 

햇살이 제법 따뜻해 뜰에 나가 겨우내 쌓였던 거름더미를 걷어내서 쌀 포대에 담았다.

금강이똥과 낙엽더미와 음식물들로 어지럽던 뜰을 깨끗이 치우고 나니 5포대나 되었다.

여름내 EM을 뿌려주고 지렁이 식구들이 그것들을 먹어치우면 내년에는 천연퇴비 몇 삽쯤 나오겠지?

한나절 쪼그리고 거름더미를 치우면서

목련은 언제쯤 아린을 벗으려나,

매화의 저 작은 분홍 꽃망울이 터지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하면서 하늘만 쳐다보았는데

바로 창문 아래 올망졸망 보랏빛 꽃을 피운 제비꽃이 활짝 웃고 있지 않는가?

다음날 보니 그 옆에 노란 민들레 하나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린(목련의 털외투) 속에서 외출을 기다리는 목련

 

 

           벙그는 매화

 

 

                 요새도 '오랑캐꽃'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을까?

 

                 정체불명, 그러나 뭔가 보여줄 것 같은--

 

 

          제비꽃 친구 민들레~

 

봄은 공중에서부터 오는 게 아니야,

땅 구멍 햇살을 따라 나온, 요 작은 것들의

소리 없는 외침에서부터

봄의 코러스는 시작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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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3. 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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