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정년 퇴직을 하더니 집안이 활동 무대다.
친구도 만나러 나가지 않고 밥숟갈 놓으면 식탁 앞에 앉아
뒷설거지하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식탁 귀퉁이에 묻은 김치 국물을 좀더 잘 닦아라, 물컵에선 왜 이리 냄새가 나냐,
바닥에 물 흘렸다, 저기 봐라, 저기저기---
잔소리도 하루 이틀이지 허구 헌 날 쪼잔하게 늘어놓는 남편의 장광설을 피해
아내는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어느 날도 아침상을 물리고 외출을 준비하는데 식탁 앞에서 잔소리거리를 찾는
남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그날 따라 웬일인지 러닝셔츠 바람으로 앉아 있는 남편의 상체가
제법 보기에 그럴 듯했다.
“여보, 당신 근육미 아직 봐 줄 만하네!”
“어, 그래? 허허--”
저녁 때가 되어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
문을 따고 들어와 보니 있어야 할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이 방 저 방 들여다보다가 무심코 베란다 쪽으로 눈이 갔다.
아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남편은 양손에 아령을 하나씩 거머쥐고
들었다 내렸다하며 열심히 근육을 키우고 있었다.
----칭찬, 삶의 활력소!! (200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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