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슨 단어는 쓰지 마라
(사랑, 영원, 슬기, 순결, 초원, 청아한, 백마, 젊음, 핏빛, 6월, 장미,-거리는, -대는, 요염도 하구나)
2. 뒤집어 생각해라
(꽃이 밭을 살려낸다, 나를 물에서 지워버린다. 갈림길 위에 놓여지는 길의
느린 속도, 온 몸에 가시 두른 저 넝쿨장미, 이른 가을 부르는 소리)
3. '생동감, 생명력'을 불어넣어라.
(가슴앓이 하는 산, 어린 소나무가 눈물 없이 주저앉았다,)
4. 감각적(미각, 촉각) 표현을 지향해라.
(작두날 달빛, 호두나무잎 손사래치는, 갓 구워낸 식빵의 보드라운 속살을 한 조각 베어 물면)
5. 여운, 긴장을 위한 행 배열을 하라.
(이슬도 안 걷힌 너의 우편함엔/열지 않은 편지 한 통,
여지없이 나를 옭아매는/ 너 피노키오)
6.아이러니를 발생시켜라
(젖어 뜨겁고, 있지만 없다)
*시인은 슬픔 속에서 힘을 발견하는 사람이고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나서는 사람
*옛말에 시인은 자기 살을 펴서 종이를 삼고 뼈를 추려 붓을 만들며 피를 먹으로 찍어
시를 쓰라고 했다.
*맹수가 늙어 죽을 때까지 토끼 한 마리 잡기 위해서 젖 먹던 힘까지 다하는 것처럼
시인은 시 앞에서 겸허해야 하고 끝없이 정직하며 진실하고 치열해야 한다
*신인 데뷔 때의 그 첫 마음, 설렘과 지순한 열정으로 시에 최선을 다 할 때 비로소 시의
운명의 문이 뜨겁게 열릴 수 있다.
7. 산문성을 배제하라
(구속여부, 무소불위)
*시는 반역이다, 배반이다(거울 앞의 저 아낙, 화장을 했나, 환장을 했나)
*도식적이어서는 안 된다(너의 눈동자는 -로구나, 너의 머리카락은 -인가, 너의 이마는 --구나)
*시를 쓴다는 건 내 녹슨 삶을 반짝거리게 하는 것(삶의 가치화)
8. 참신한 시어 사용에 주력해라.
(철쭉, 목련보다 산철쭉, 이꽃, 영산홍--찻집 벽에 괭이가 낮달로
걸려 있다)
9. 직서적 표현은 지양해라.
(주제를 숨기도록)
10. 절제된 감정, 고급한 눈을 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