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집착의 가시

맑은 바람 2009. 6. 8. 02:35

 

  난초 하나에 집착하다 문득 놀라며 ‘무소유’의 해방감을 깨달은

법정스님의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살면서 집착에서 오는 괴로움을

벗어버리기 어려움을 자주자주 느낀다.

돈이나 명예는 팔자에 타고나는 것이려니 해서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지

오래다.

 

문제는 사람이다.

그리운 사람은 못 봐서 괴롭고 미운 사람은 자주 눈에 띄면 괴롭고--

시어머니가 너무 미워 거기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

무관심한 자식을 짝사랑하며 전전긍긍하는 사람,

며느리를 일방적으로 사랑하다 냉담한 반응에 눈물 흘리는 사람,

‘저 인간만 안 보면 살겠는데-’ 하면서 증오의 칼을 가는 사람---

이 모두 집착의 가시에 찔리고 피나고 헌 사람들이다.

 

무관심하지 않으면서, 가슴을 활짝 열고 마음껏 사랑하면서도

결코 집착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날 수 있다면--

가야 할 때를 알고, 저리도 현란하게 물들고서도

소리 없이 떨어지는 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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