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부유럽

(7)프랑스

맑은 바람 2009. 7. 3. 02:16

 

1997년 8월 14일 목 맑음

 

로마, 안드레아 촤우촤우(안녕, 안녕). 14일 0시10분 파리 入城.

<드골 공항>의 보석같은 가로등이 날 반긴다.

 빨래줄, 육교, 전깃줄이 地上에 없는 도시, 고도 제한으로 건물 높이가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파리 어느 곳에서건 <에펠탑>이 잘 보이는 도시--.

 

<사크라쾨르(성심)성당>에 이르다.

성당 앞 왼 쪽엔 프랑스에 카톨릭을 퍼트린 루이 왕의 동상이, 오른쪽엔 잔다르크가 있었다.

어두운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의 평화를 위해 촛불봉헌을 했다.

사크라 퀘르(성모성심)성당

 

 

 

 

 

<사크라쾨르 성당>건너편에 <몽마르트르 언덕>의 화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평화의 거리를 지나 <방돔(앙리4세의 서자)광장>에 이르러 대포 700문을 녹여 만들었다는

방돔 탑을 보고 오페라 극장이 있는 거리로 나갔다. 건물의 장엄함에 또 한번 경탄을. 

 방돔광장

 

 꽁꼬드광장

 

고딕 건축의 결정체라는 <노틀담 성당>에 이르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행해지기도 했던 명소.

그 크고 아름다운 조각들과 장미창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역시 촛불 봉헌.

 

노트르담 정문

 

   노트르담 후문-앞쪽 못지않게 아름답다

 

파리의 명문 <솔본느>에도 들러 빅톨 위고와 파스퇴르와 함께 사진 찍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긴 회랑을 이곳 저곳 기웃거려보다 솔본느 방문 기념으로 화장실에 들렀다!!

 솔본느대학

 

 파스퇴르(좌)와 빅톨 위고(우)

 

점심 후 <루브르 박물관> 행.

<승리의 여신상>을 보고 드라크로아의 걸작 <민중을 주도하는 자유>도 보았다.

사람이 가장 바글거리는 곳으로 갔더니 <모나리자의 미소>가 방탄 유리에 갇혀

슬픈 미소를 짓고 있었다

특이한 작품은 잠자는 애마 포지션 --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女體의 몸이나 앞엔

남자의 그것이 달려 있어 괴물을 떠올렸다. 초자연적 헬레니즘 말기의 특징이라나!

 피라밋 형상의 루브르박물관 입구

 

저녁 후 조선생이랑 셋이서 옵션으로 <물랭루즈쇼>를 보러 갔다.

객석 어둠 속 어디선가 스케치에 열중하고 있는 로트렉이 보이는 듯하다.

불운의 사나이 로트렉-- 그러나 평생 공짜 술에 자기 좋아하는 그림에만 빠져 살 수 있었던,

어찌 보면 행복했던 사나이--

그곳엔 세상의 모든 미인들이 펼치는 아름답고 화려하고 즐거운 쇼가 있었다.

 11시에 쇼가 끝난 후 우리는 밤의 <샹제리제>를 거닐다가, 노천 카페에 앉아,

조명을 받아 장엄하기 이를 데 없는 <개선문>을 바라보았다.

소설 '개선문'의 주인공 라비크를 생각하며--

에뜨왈 광장의 개선문

 

  **1997년 8월 15일** 맑음. 성모승천일 앗 뜨거!

조양 헐뜯는(?) 얘길 했더니 황사장님 문득 화제를 돌린다.

긍정적 시각에서 사물을 보는 자세에 대해.

도사 앞에 나의 치부를 보인 듯해서 부끄러웠다.

종일 입 조심. 마음 단속도 꽁꽁.

 

'개선문의 원조'라는 <에뜨왈 광장의 개선문>에서, 그리도 신선하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보았다. 가까운 까페에 앉아 과일 칵테일도 맛보고--

<사이요 궁전> 언덕의 <에펠탑>을 보고 에펠의 흉상 앞에서 증명사진 찰칵.

<에펠>의 흉상과 <에펠탑>

 

세느 강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답다는 <알렉상드르 교>를 건너 <앵발리드>로.

원래는 부상자를 치료하는 병원이었으나 지금은 <나폴레옹 기념관>이 되었고 뒤의 성당에

나폴레옹의 묘가 있단다.

 앵발리드 나폴레옹 기념관

 

 <라 데팡스>는 파리의 신시가지.

제각각 현대 건축미를 자랑하는 가운데 새로 만들어진 개선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門의 모양을 하고 있는 건축물 자체가 사무실로 들어차 있다니--

<튀르리 공원>에서 다시 여유 부려 냉커피 한 잔 마시고 풀밭에 비스듬히 누워

자연을 만끽하다.

 

 

 라 데팡스-개선문 모양의 사무실 빌딩

 

 점심은 한식으로 맛있게 먹고 <베르사이유 궁>으로.

예정에 없던 옵션이라니, 이 웬 횡재! 하며 신나 했다.

내키지 않아 하는 서교수님을 용감하게 꺾고(?) 베르사이유로.

파리에서 30분 거리의 외곽에 위치해 있어 웬만한 관광객들은 그냥 지나친단다.

오늘은 파리 시민들이 휴가에 들어가--성모 승천일이라서--

거리는 텅텅 비고 백화점조차 문을 닫아 버려 관광객들은 모두 베르사이유로 몰렸나 보다.

거듭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주의를 들으며 궁내부로 들어갔다.

천장화를 비롯하여 어마어마한 규모들에 입이 쩍쩍 벌어진다.

거울의 방은 대연회실이었다는데 그 샹들리에의 호화로움에 질리겠다.

정원 여기저기서 분수가 물을 뿜어내고, 끝없이 펼쳐진 정원은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리 앙트와네트의 꿈같은 삶의 일편을 엿보게 한다.

 

 베르사이유궁의 거울의 방

 

베르사이유궁의 정원

 

궁을 떠나 파리 <세느 강 유람>을 했다.

유람선 타는 일은 그만두자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이도 있었으나 현명한 가이드가

이 얘기 저 얘기 들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렸다. 내 생각엔 아주 잘 한 일!

가이드 미스터 리는 외모도 준수한데 가이드로서의 노련함 또한 칭찬해 주고 싶다.

세느 강에 배를 띄우고 다리 하나 하나를 가슴 설레며 바라보고 즐기는데 <노틀담 성당>에서

때맞춰 은은히 종소리가 들려온다.

 야경이 더 아름다운 세느강

 

 에펠탑을 지나며

 

저녁엔 달팽이와 쇠고기 요리에 포도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고, 참으로 기분 좋게 파리를 떠났다.

떼제베로 해저터널을 달려 세 시간만에 이곳 <Tara London호텔>에 여정의 마지막 닻을 내렸다.

이크, 벌써 16일 새벽 3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