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부유럽

(5)이탈리아 나폴리-폼페이

맑은 바람 2009. 7. 3. 01:58

**1997년 8월 12일 화** 淸明

우리는 카프리 푸른 동굴 못 가서 서운하고  서 노인은 쇼핑 못 가서 속상하고.

어제 밤 나들이한 덕분에(?) 늦잠 자서 아침 식사는 허겁지겁.

유도화와 밑둥이 미끈한 소나무가 많은 나라.

차도 밀리고 앞지르기 선수도 많은 나라.

山野가 우리 나라를 닮은, 꾀죄죄한 농촌도 가진 나라.

그래서 이웃 같다.

 

<나폴리>는 네아폴리스(=신도시)라고 그리스인들이 命名하고 세운 도시.

침략을 자주 당해, 살아 남기 위해 사교술과 함께 사기성도 발달한 나폴리--

나폴리에서 일을 당하면 그건 나폴리 탓이 아니라 나폴리에 온 사람 잘못이란 얘기까지

있단다. 

 

 나포리 해변

 

 

 

 

 나포리만

 

나폴리 항을 내려다보며 증명사진 찍고 <폼페이 유적지>로.

이태리 여인 안나가 한글 안내서를 준비해 와 내게 건네준다. 얼떨결에 일행에게 폼페이

안내인이 되어 열심히 읽어주었다. 2000년 전 사라진 도시흔적을 둘러본다. 규모가 큰 부잣집,

호화로운 집, 스낵 바, 빵집, 공동 수도-- 순간의 재앙 앞에 이를 악물고 죽은 이의 모습을

보며 촛불 봉헌이라도 하고 영혼을 위로하고 싶었다.

자신의 '물건'을 저울에 달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부적이라니, 그들은 性器를 聖物視했나 보다.

허기사 우리 나라의 男根 숭배 사상이랑 무에 다를까?

 

 폐허에도 유도화는 만발했다

 

 화산폭발 속에서도 살아남은 저 견고함이여!

 

이 색상이 어떻게 유지되었을까?

 

 엎드려 책을 읽고 있었을까

 

 

 

 

무게로 평가되었나?

 

 

 

마음의 저울이 내려왔다

 

 

소렌토 쪽 도로는 그간 다닌 곳 중 체증이 가장 심했다.

물놀이 가는 행렬이리라.

저쪽 해안선 곳곳이 절벽으로 내려 떨어진, 나폴리만 맨 이쪽이 소렌토란다.

 

고이 잠든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 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구나--

----- 돌아오라, 이 곳을 잊지 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얼마나 와 보고 싶었던 낭만의 땅이던가.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니 가슴이 저려온다.

 나폴리, 산타루치아역, 베수비오 화산, 폼페이, 소렌토, 로마, 피렌체--

그 꿈 속에 그리던 단어들이 하나하나 눈 앞에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들이 얼마나 고귀한가.

 나에게 이 여행을 가능하게 한 모든 이들에게 참으로 뜨겁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