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맛보기(7) 학구파와 깡패와-공자와 그 제자들
김덕균(성산효대학원대학 교수)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라 일컬어지는 공자님도 세상의 잣대로 재면 인간적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꿈은 훌륭한 정치가가 되는 것이었는데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정치가의 자문 역할에 그쳤고 富를 추구했으나 부자가 되지 못했다. 또 후세사람의 추측이지만 그의 말 어디에도 부인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이혼남이었고 아들도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다행히 똑똑한 손자(자사: 중용의 저자, 증자의 제자, 맹자학파의 스승)를 두어 그 정신의 맥을 잇긴 했지만--
공자의 교육관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신분이나 계층의 차별이 없는 평등교육의 실현
2.성격과 능력에 알맞은 맞춤형교육
3.지적 능력 배양보다 참된 인간교육 우선
***2500년이 지났어도 '참교육의 이상'은 예나 이제나 변함없구나!
<덕행이 뛰어난 제자>
1.안연: 안회. 끼니는 굶을지라도 학문을 좋아했던, 자타 공인의 공자 수제자.
공자보다 30세 연하로 아깝게도 31세로 요절했다.
늘 ‘Yes man’이라 바본 줄 알았지만 말과 행실이 일치한 천재였다.
安貧樂道는 바로 안연의 삶이다.
사마천은 안연을 ‘천리마와 파리’ 에 비유했다. 공자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났기에 안연은 그 빛을 발할 수 있었다는 뜻
2. 민자건: 독야청청 효자. 공자는 민자건이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걸 보고 칭찬했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3.염백우: 덕행이 뛰어난 사람이나 문둥병을 앓음
4.염옹: 자는 중궁. 송곶 꽂을 만한 땅도 없이 가난했다. 관리력이 뛰어났으나 말재주가 없었다. 그러나 스승은 그의 약점을 문제 삼지 않았다.
<언어에 뛰어난 사람>
5.자공: 巨富이자 외교관. 공자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그가 돋보인 까닭은 없을 때나 부자가 된 후나 한결같이 겸손한 태도를 보인 점이다. 공자는 예절이 숙달되지 않았을 때 자공을 옆에 두었다.
6.재여: 변론가. 말솜씨가 뛰어나 당할 재간이 없고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게을러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아 스승의 꾸지람을 자주 들었다.
<정치에 뛰어난 사람>
7.자로: 유일하게 NO! 라고 말했던 행동파, 의리파. 못 말리는 깡패요 주먹이 앞섰지만 공자에게는 든든한 보디가드. 공자는 의지가 흔들릴 때 자로를 곁에 두었다. 공자의 염려대로 안 죽어도 될 자리에서 죽어 개죽음이 되었다.
8,염구: 소극적이고 소심했지만 출세는 빨랐다. 공자의 속을 꽤나 썩인 제자. 힘이 부족한 사람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고 포기하는데 너는 스스로 한계를 긋고 시도도 하지를 않는구나 하며 그의 약삭빠름을 나무랐다. 또 염구가 가혹한 세금을 거둬들이자, “염구는 이제 내 제자가 아니다, 얘들아 북을 울려 그를 성토하라.”고 했다. 일명 具臣(숫자만 채우는신하)이 된 셈이다.
<예능에 뛰어난 사람>
9.자유: 음악과 의례로 읍민 교화에 앞장선, 최초의 대중교육자. 그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 사람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예컨대 농악이 어울리는 작은 마을에 오케스트라를 동원하는 식의 방법을 썼다고.
10.자하: 자장은 매사에 지나치고 자하는 매사에 미치지 못했다. 누가 ‘자장이 낫습니까’고 물었다. 공자는 ‘과유불급(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즉 그놈이 그놈이다.)’이라고 했다.
중국학자 전목은 시기별로 나누기도 했다.
**공자와 동고동락했던 초기 제자들- 자로, 안연, 자공, 염구
**공자의 업적을 널리 알린 후기 제자들-자유, 자장, 자하, 증삼, 유약
자장: 진나라 전손사. 점잖은 사람. 점잖지 못한 사람과 어울리지 못함에 공자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증삼: 증자. 유약과 함께 [논어]를 기록하여 ‘子’의 반열에 올랐다. 추위에 굶주리고 살며 십 년 동안 옷 한 벌 만들어 입지 못했다.
유약: 유자. [논어]를 기록하여 ‘子’의 반열에 올랐다.
3000여 제자가 그를 따랐으나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제자 孔門十哲이 그의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개성이 뚜렷한 그들 속에서 나를 비롯한 우리 이웃의 여러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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