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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맛보기(3) 겸손하면 하늘, 땅, 귀신, 사람이 돕는다.

맑은 바람 2009. 9. 18. 11:57

논어 맛보기 3-겸손하면 하늘, 땅, 귀신, 사람이 돕는다.

강의: 오석원(성균관대 유학 동양학부 교수)

 

 오늘 강의 내용은 ‘공자의 삶과 인생철학’이다.

BC 551년, 지금으로부터 2560년 전 태어나 73세로 세상을 떠난 공자는 <유학사상>을 집대성했는데 그 핵심은 <인간중심 사상>이다. 그가 지켜내고 싶어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 ‘자유 의지 존중’이다. 그 線上에 ‘仁’이 있음을 강조했다. 기독교의 ‘사랑’, 불교의 ‘자비’와 통한다.

 

 ‘仁’을 이루기 위해서 구현해야 할 사상은 ‘中庸’인데 이를 정의하는 일이 어렵다.

문자 그대로 풀면, ‘치우침이나 과부족(過不足)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狀態)나 정도(程度)’를 뜻하며 ‘순간순간에 中을 실현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면 ‘中’이 뭐냐? 흔히 생각하기 쉬운 ‘어중간한 절충‘이 아니라 ’불변의 원칙으로 변화에 응하는 것(以不變, 應萬變)‘을 말한다. ’불변하는 것‘은 ’진실, 사랑‘이며 원칙은 바로 常道 즉 양심에 따르는 것인데 시대에 따라 원칙이 바뀌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기 어렵고, 權道에 따르는 일도 聖人이 아니면 어렵다. 때에 알맞은 변화와 개혁은 중요한 것이므로 중용을 지키고 산다는 것은 쉬운 듯 어려운 것이다.

 

 중용을 지키는 일은 ‘謙遜(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일)’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일이 그리 쉬운가? 끊임없는 자기 수양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진정한 겸손은 ‘능력 있는 겸손'을 말하며 자신이 겸손하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때에야말로 참된 겸손이다. 인간은 自尊의 존재이자 겸손의 존재 즉 오만하며 적극적인 면이 있고 때로는 소극적이며 분수를 알아 근신하는 때가 있다. 그런데 오만하면 주는 것 없이 밉다가도 겸손하면 하늘 땅 귀신 사람이 다 도우려 한다. 그러니 겸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