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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맛보기(1) 개나리는 장미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맑은 바람 2009. 9. 3. 01:00

 

개나리는 장미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논어 맛보기(1)

 金聖基교수

 

 

 서울시가 ‘2009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종로구-성균관대학교 <인문학 명품 강좌>를 개설했다. ‘명품 강좌’- 얼마나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말인가? 게다가 수업료도 무료다. 4가지 강좌 중 ‘궁궐, 도성 탐방’과 ‘논어’ 강좌를 신청, 오늘 드디어 개강했다. 오전엔 도성과 궁궐을 탐방하며 과거 속을 여행하고 오후엔 <<동양고전의 지혜-논어>>강의를 듣는다. 좋은 환경 속에서 유능한 교수진들로부터 이리도 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니, 이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논어’ 강좌는 앞으로 18주간 매주 3시간씩 진행될 예정이다. 고전의 바다에서 물 한 줌 뜨는 경험일 테지만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경청하고 내 삶에 작은 파문이 일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500개가 넘는 종교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크게 분쟁을 일으키는 일은 거의 없다. 가족들 간에도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도 큰 충돌 없이 잘 지낸다. 신부님이 부처님 오신 날 절에다 축전을 보내기도 하고 수녀님이 사찰체험을 다녀오기도 한다. 종교 간의 갈등으로 싸우고 죽이고 나라가 갈라지는 곳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의 경우는, 유교가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유교는 우리들에게 있어 곧 몸통이기’때문이라고 강사는 힘주어 말한다.

한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충격적인 제목의 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1976년 이후 공자는 재평가 되고 있다. 가진 자의 철학이니, 남존 여비에다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사상이니 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공자를 말이다.

공자 재평가의 핵심내용은 이러하다.

 

'天生德於人(하늘이 내게 덕을 내려주셨다)'

덕은, 각자가 고유한 자기 모습대로 사는 것 즉 자기 모습을 활짝 꽃 피우는 것이며 덕 있는 자는 남에게 영향(기쁨)을 미친다.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에게 덕을 베풀어야 한다. 우주에도 덕이 있는데 그것은 봄은 봄답고 여름은 여름다워 각기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개나리는 장미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인간만이 욕심 때문에 시기하고 질투하고 남을 깎아내리고 부러워하는 것이다.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자신이 서고자 하면 남을 세우고, 자신이 이르고자 하면 남을 이르게 한다)

敬人者人恒敬之, 愛人者人恒愛之(존경 받고 싶거든 남을 먼저 존경하고, 사랑 받고 싶거든 남을 먼저 사랑하라)'

부단한 자기 수양에 의해 溫, 良, 恭, 儉의 德을 쌓음으로써 욕망의 노예 상태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주인이 되고 자신의 삶의 지평을 넓혀 이웃, 세계,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배려할 때 현실의 푸석한 삶은 보다 윤기 나는 삶으로 변화되어 이 삶 자체가 천국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