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첫날,
하늘은 오늘도 무겁게 내려앉아 좀체로 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만우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싱거운 거짓말이나 할 기분들이 아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사람들도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현실--
며칠째 우울한 가슴들을 안고 전전긍긍한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설상가상으로 한 수색대원의 죽음-
평생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도 그 댓가가 허망하다.
깊은 물속에 갇혀 있는 어린 병사들이 눈에 밟혀
어찌 한순간인들 편할 수 있었을까?
한주호 준위님,
도끼날에 무참히 찍히면서도 향내를 뿜어내는
한 그루 향나무로
오래오래 남으소서.
(201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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