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박목월
‘목련꽃 다시 필 때 오마던 그 사람이
간밤에 돌아왔나 다시 핀 목련꽃~‘-대학가요제
사월이 오면 박목월의 ‘사월의 노래’와 함께 오래 전 <대학가요제>에서 불렸던 ‘다시 핀 목련꽃’
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겨우내, 봉오리마다 털옷 같은 芽鱗을 단단히 두르고, 차고 매서운 바람과 폭설 속에서도 죽은 듯 微動을 않더니 봄 햇살의 마술에 일시에 스르르 다시 피가 돈 듯 여기저기 꽃망울이 터진다.
지난해 같으면 사월 초에 만개했을 목련이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에 시달리고 끄달리다가 이제야
꽃잎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花無十日紅이라는 옛말 그대로 목련은 활짝 피어나기가 무섭게 곧바로 한잎 두잎 뚝뚝
떨어져내린다.
김영랑은 지는 모란꽃을 통해 봄을 여읜 슬픔을 노래했지만 나는 목련꽃이 시들어
喪章처럼 검은 잎으로 누운 모습을 보면 짧기만 한 봄날을 아쉬워한다.
단지 며칠 한바탕의 꽃 잔치를 위해 고난의 긴 세월을 견뎌내는 저 꽃들의 운명이
우리 인생과 크게 다를 게 무언가? (2010. 4. 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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