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명지대학교 교수, 전 문화재청장
저서<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전 3권><화인열전> <완당평전> <한국미술사 강의>
능호관 이인상의 탄생 300주년 기념 강연이 있었다.
추석 밑 토요일, 유홍준 선생은 말했다. 명절 끝이라 한 40명이나 올지-하며 왔는데 400여명이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을 꽉 메운 사실에 무척 경이로웠고, 우리나라 인문학의 미래가 밝을 거라고--
나같이 노느니 염불하지-하며 참석한 사람들도 제법 될 테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곧 이 강의를 들으러 다닌 사람들인 것 같다. 중간 휴식 시간이 10분 주어졌는데도 자리를 뜬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 또한 그 무게에 눌려(?) 자리를 지키고 앉았다.
명강사답게 그는 중간 중간 유머러스한 말투로 지루한 줄 모르게 두 시간 강의를 진행했다. 진작에 유홍준 선생의 강의를 접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1.능호관 이인상은 누구인가?
2.이인상의 대표적인 그림은?
3.이인상의 詩書畵에 대한 평가는?
1.능호관 이인상은 누구인가?
1710. 4. 26(숙종36)~1760. 8. 15(영조36) 51세로 타계
호는 元靈. 완산 이씨 익성군파의 후손이었으나 庶出이었으므로 미관말직-북부참봉으로 벼슬에 올라 음죽현감으로 마감함-에 머묾. 그는 17세에 ‘아좌’라는 시를 짓고 25세에 <산가도>를 그릴 정도로 詩書畵를 사랑하고 그 분야에 능했다.
그는 특히 그림에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사회 분위기상 스스로 화가임을 자처하지는 않았다. 말년에 음죽(지금의 장호원) 부근 雪城에 <鐘崗茅樓(종강모루)>를 짓고 독서와 그림으로 소일했다.
2.이인상의 대표적인 그림은?
<雪松圖> <松下觀暴圖> <長白山圖>
여백의 아름다움을 맘껏 펼친 <長白山圖>
문인화가 개인의 심성을 기르고 심의(心意)와 감흥을 표현하는 가운데 대상물의 정신과 고매한 인품을 지닌 작가의 내면세계를 나타내고자 했다면 이인상은 주 소재로 삼은 소나무의 늘 푸른 기상과 꼿꼿한 자세를 닮고자하는 마음, 나아가서는 동일시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나 한다.
3.이인상의 詩書畵에 대한 평가는?
“능호관의 시는 봄 숲의 외로운 꽃이요, 가을밭의 선명한 백로다.”
-그의 단짝친구 이윤영의 평
“어쩌다가 그의 탁 트인 작품을 대하게 되면 마치 이마에 일진 청풍이 스치고 지나는 듯싶은 청량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아마 한 점 俗氣를 모르는 그의 인품과 예술에서 풍겨오는 감흥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쨌든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작품이 크고 작고 간에 때를벗은 그림이구나 싶기도 하고 枯淡하면서도 맑고 스산스러운 文氣 때문에 마음이 조촐하게 가다듬어지게 된다.”-<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쓴 최순우 선생의 평
-평론가 유홍준은 이렇게 말한다.
조선시대 3대 화가를 꼽으라면, 진경산수의 겸재 정선, 속화에 단원 김홍도, 문인화에 능호관 이인상을 말하겠다. 오늘의 강사 유홍준은 그의 예술을 또 이렇게 말했다.
“능호관의 그림은 金沙里 백자 같은 예술이다.”
즉 능호관의 그림은 백자 달항아리와도 같이 담백하고 고고하다는 의미다.
“세상사람 중에는 이인상의 글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은 奇해서 좋다고 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虛해서 싫다고 한다. 그러나 이인상을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참됨[眞]에 있다.
이인상의 묘처(妙處)는 기름진[濃]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담담한[淡]데 있으며 익은 맛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生] 맛에 있다. 오직 아는 자만은 이를 알리라.“ -허주 김재로는 그의 글씨각체를 모아놓은 <능호필첩>에 그의 글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는데 이는 능호관 예술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인상 자신은<鐘崗茅樓(종강모루)>에 다음과 같이 썼다
“窮不違命(궁불위명) 夢寐亦淸(몽매역청)
[궁핍해도 천명을 어기지 않으리니 꿈에서도 또한 맑을지어다.]“
(2010. 9. 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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