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갇힌 봄

맑은 바람 2011. 4. 22. 23:25

 

 

무릎병이 도졌다. 제작년 9월 상태가 심각해서 병원 6군데를 전전한 적이 있다. 마지막 의사를 만나서 결론을 내렸다. 열심히 걷고 실내 자전거도 열심히 타자고~ 작년 여름부터 올 1월까지 6개월 동안 <국민건강증진센터>에 다니면서 요가와 자전거 타기를 꾸준히 했다. 주어진 1시간 반 동안 땀을 흠뻑 흘리면서 운동을 하고 개운한 적도 많았지만 너무 열심히 페달을 밟으니 무릎은 더 시큰거렸다. 근육이 생기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무릎은 좋아지지 않았다.

 

연주여행을 앞두고 무릎상태가 심각해져서 할 수 없이 무릎의 물을 뺐다.

각서 비슷한 것까지 써가면서--

주사기로 관절의 물을 빼니 다리가 하룻밤 사이에 훌쭉해지면서 움직임이 가벼워졌다.

이대로 나았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져봤다.

그러나 예상대로 두 주일이 지나니 다리가 다시 뻐근해지면서 뚱뚱해지기 시작한다.

다시 물이 찼나보다.

그동안 의사가 처방해준 관절 치료(?)약을 먹기는 했으나 약기운이 번지니 온몸이 나른하고

속이 허한 듯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것도 아니다 싶다. 수술은 물론 최후의 수단이니

지금 생각할 계제가 아니다.

 

봄은 무르익어 가고 공원과 산의 모습은 하루하루 바뀌는데 다리가 불편하니 매일 찾아 나서는 게

부담스럽다. 예쁜 봄을 놓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이 부럽다. 어쩌다 이 봄에 다리 때문에 갇혀 버려야 하나?

사실, 몸은 내게 그 동안 수시로 찾아온 통증으로 충분히 암시를 하고 주의를 주곤 했는데 귀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길은 하나다. 다시 한의원을 찾아가서 치료를 의탁해 보는 일이다.

<혜문한의원>의 문을 밀었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은 젊은 의사는 차분하게 내 몸의 문제점을 설명해 준다.

그동안 자전거 사고로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온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무릎 문제로 병원을 찾은 것은

자전거 배우기 2 년 전이었다는 것이다. ‘몸의 뒤틀림’-이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왼쪽 턱이 입을 크게 벌릴 때마다 떡떡 소리가 나는 것,

치아의 수가 양족이 고르지 않은 것 들이 경추의 이상을 가져왔다.

직접 느끼게 하려고 양쪽 어깨를 누르니 오른쪽에 통증이 왔다. 경추가 틀어지면서 골반도 틀어졌다.

다리의 길이가 달라졌다. 몸의 무게가 더 실리는 쪽이 고통을 받으니 오른쪽 다리가 저리고 걸을 때

통증을 느낄 수밖에-- 일련의 경위를 찬찬히 듣고 나니 충분히 공감이 되고 답이 보이는 듯했다.

한 달 정도 꾸준히 치료를 받아보라는 의사의 말에 선선히 동의했다.

 

온몸에 침을 꽂고 누워서 지시한 5 가지 동작(왼쪽다리 들어올리기, 오른쪽 다리 접은 채로 좌우로 눕히기, 허리 들어올리기, 배로 숨 크게 들이마시기, 오른팔 왼쪽으로 넘기기-이 동작을 연속 2회씩 반복)

꾸준히 하는 동안 몸에 땀이 촉촉이 배어난다. 이대로 하면 틀림없이 차도를 보일 것 같았다.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201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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