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FM 93.1을 튼다. 장일범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남의 장점만을 보십시오. 그러면 하루가 행복하실 겁니다.“
‘가진 것을 헤아릴 줄 알면 감사하고 행복하다.’
남의 허물은 보지 않으려 해도 눈에 잘 띄고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
아흔아홉 가진 자가 하나 가진 자의 것을 뺏으려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래서 현자들은 끊임없이 인간을 향해 호소하는 것이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의 좋은 점에 주목하라’고.
耳順을 넘긴 이들이 귀담아 들으면 건강을 지키고 장수하겠지?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은 몸이 가볍다.
아침식사로 먹는 콩 우유에 첨가되는 음식물 수가 늘어간다.
블루베리와 호두에다 매실과 사과를 더 넣어 갈았더니 걸쭉하고 먹으니 든든하다.
오전 일과에 快便은 필수!
건강의 바로미터가 ‘三快(잘 자고 잘 먹고 잘 *고)’라지 않는가?
오늘은 김상용이라는 예수회 수사가 쓴 편지글을 읽었다.
묵상의 자료가 될 만한 것을 수첩에 메모한다.
가슴에 와 닿은 구절 하나-
“우리 인생에서 ‘늘 가동해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욕망의 엔진’을 잠시 끄고
시원한 비를 맞으며 자신의 시각표를 애써 무시한 채 ‘결항’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용기를 키우길 희망한다.“
오후 산책-
금강이와 두리를 데리고 <와룡공원>을 향한다.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곳도 있고
언덕길은 미끄럽다. 늘 그렇듯이 집을 나설 때는 꾀가 나서 ‘춥고 바람 부는데
도로 들어갈까’ 하고 한번쯤은 망설인다. 그러나 걸으면서 몸이 훈훈해지고
숲의 부드러운 공기를 접할 때면 '오길 잘했지' 하고 혼잣말을 한다.
가까이에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있고,
산길에 동행해 줄 사람이 있고,
심심치 않게 따라오는 반려동물도 있고,
겨울 햇볕 한 줌도 내리쬐고--
마음이 충족된 상태에서 귀가하다가 엉뚱한 곳에서 덫을 만난다.
경신고등학교 담 옆 주택가에 지하 카페가 하나 생겼다.
“이런 곳에서 무슨 장사가 될라고--”
“이 길이 서울 성곽 가는 길이잖아.”
“나도 돈이 좀 있으면 우리 집을 갤러리로 꾸미면 좋을 텐데--”
“당장 천정의 석면이 문제야.”
(지난번 정전 때문에 천정을 뜯다가 천정에 석면이 가득 들어있는 걸
알게 됐다.)
“여지껏 모르고 살아 왔는데, 뭘~”
“남이 얘길 하면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지~”
갑자기 분위기가 확 나빠진다.
‘애궁, 산책 헛했군!! 그러게 가진 것에 만족하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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