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번개 팅하자는-
세르지오는 내 스케줄을 묻는다. 오후에 나갈 일이 두 건 있었기 때문에 낮에는 괜찮다고 했다.
막상 오케이를 하고 보니 내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기가 어렵게 생겼다. 그런데 내가 동행하지 않으면
세르지오가 난처하게 생겨서 부득이 약속을 취소하고 그를 따라 나갔다.
오늘 만나는 친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다.
누구나 장단점이 다 있고 그도 가끔 친구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을 때도 있는데 이 친구한테만은 예외다.
아마 그 친구도 세르지오를 가장 편하고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함께 점심을 먹고 <실버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빠삐용> 티켓을 예매한 후 영화관 근처의 <운현궁>을
한 바퀴 돈 후 <삼가연정>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어 영화관으로 향했다.
<빠삐용> 151분, 1973년 作
가슴에 나비 문신을 해서 얻어진 주인공의 이름- 살인 혐의로 수감자가 된 그는 감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탈옥을 꿈꾼다. 그의 탈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루이 드가-그는 거물 위조
지폐범이다. 빠삐용은 드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처음에 드가는 그를 경계했으나 어느 날 드가가
위험에 빠졌을 때 빠삐용은 몸을 던져 그를 구한다. 이를 계기로 드가는 빠삐용을 신뢰하게 되고 드가는
독방에 갇힌 그에게 파파야?를 몰래 넣어 준다. 이 일이 발각되어 빠삐용은 더욱 궁지에 빠진다.
햇빛도 들지 않는 감옥에서 굶주림과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빠삐용은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끝내 함구하고 중벌에서 놓여난다.
그러나 완전한 자유를 위해 또다시 탈출을 시도하다 드가와 빠삐용은 마침내 ‘악마의 섬’으로 보내진다.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아내의 배신으로 탈출의 꿈을 접은 드가는 섬 생활에 적응하고 빠삐용은
마침내 야자꾸러미를 타고 섬을 탈출한다.
-그들이 마지막 나눈 말
드가: 죽을지도 몰라
빠삐용: 아마도~
극한상황에서도-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가치가 높아지는?-어김없이 위력을 발휘하는 돈-
목숨을 담보로 한 빠삐용과 드가의 우정-
살아서 마침내 자유를 쟁취하고야 마는 빠삐용의 자유에의 의지-
오늘 만난 두 친구는 드가와 빠삐용의 우정을 보며 어떤 생각들이 오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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