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이 라면 시장에 새바람을 몰고 오면서 너도 나도 맑은 국물, 매콤한 맛을
추구하는 라면을 내놓는다. 마침내 <후루룩 칼국수> 라면까지 등장했다.
홍보 차원에서 원 플러스 상품을 판매중인 모양이다.
칼국수를 좋아하는 세르지오는 이참에 몇 개 더 사다 놓아야겠다고 한다.
아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혼잣말 하듯이
“싸다고 더 사다 놓는 거 낭비예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생각의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튄다.
‘아니, 얘가 몇 푼 안 되는 라면 사는 거 가지고도 안달을 하는 거야, 뭐야?’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꼬부장한 마음이 들고 심사가 뒤틀린다.
저야 냉정한 입장에서 하나도 틀린 말을 한 게 아닌데 듣는 부모는 확대 해석을 한다.
문제는 저의 처지다. 지가 척척 벌면서 생활비 딱딱 내놓고 그러면 누가 뭐라겠는가?
‘아들아, 니가 낭비한 세월을 생각하렴, 이따위 라면 값이 대수냐?’
요 생각이 뇌리에 착 달라붙어 심통이 나는 거다.
‘애라, 말해 봐야 또 서로 맘이나 상하지~’ 하면서도 자꾸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 고심한다.
아들을 안방으로 부른다. 속내를 애기한다.
당연 어처구니없는 표정과 함께
‘아들을 그 정도로밖에 생각 안하셨어요?’ 한다.
순전히 제 속 편하자고 아들을 불러 속을 뒤집어놓은 것이다.
세상이 그를 하찮게 여겨도 에미가 방패가 되어 희망을 주어도 모자라는 마당에
노상 에미라는 자가 하는 짓거리라니~~.
애구,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 자여,
반평생을 넘게 살아도 지혜가 한 뼘도 자라지 않는구나.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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