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셋째 날 맑음
숙박+식비+74000원, 시외버스 3000원, 택시 3000원
아침을 먹고 수사님께 숙박비 계산을 하는데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에서 전화로 문의했을 때 2인 1박에 25000원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별실은 1인 1박에 25000원이라고 한 걸 잘못 알아들으셨나 봅니다.”
나는 황당해하면서 지갑을 열었다.
수사님이 말씀하신다.
“원래 생각하셨던 대로 내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덤테기를 쓴 기분이 드실 테니까요.“
좋아라 계산을 하고 돌아섰지만 그럴 일이 아니었는가 보다.
아들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며 놀리듯 말한다.
“피정의 집에 와서도 숙박비를 깎는 사람은 내 첨 봤네~“
아무래도 다른 경로를 통해서 나머지 금액을 돌려드려야 속이 편할 것 같다.
나의 쉴 곳
제주 최초의 감귤나무
<면형의 집>의 고요한 아침
십자가의 길로 들어선다
묵상거리
가던 길 돌아보면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십자가의 길 옆 목련이 곱다.
십자가의 길
식당에서 바라본 정원
동백이 한창이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뭔나무가 이리 곱노? 나, 먼나무야
제비꽃이 말한다. 나처럼 살아요~
아들아, 고맙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면형의 집>을 뒤로 하고 중앙로터리로 나와 5.16 도로를 경유하는 제주행 시외버스를 탔다.
어제도 느낀 일이지만 제주도 시외버스 기사들은 참 여유롭고 친절하다.
상대방 음성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매번 차분히 응대할뿐더러 노인이 앞자리에 앉으면 운전석에서 일어나
안전 밸트를 직접 채워준다. 또 손님이 내려야 할 곳에서 안 내리면(탈 때 행선지를 밝힌 후 요금 계산을
하니까 대충 누가 어디서 내리는지 안다.) 손님 자리까지 가서 잠든 사람을 깨워 내리게 한다.
<면형의 집> 수사님이나 기사분들 모두 ‘일보다는 사람’을 우선하는 마음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이번 제주 여행이 특별했던 건 前無後無(?)하게 노총각 큰아들과 단 둘이 여행해 본 것과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람 사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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