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9 4

굉화문에서 만난 흰 두루마기

버스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다가 珍風景을 만났습니다.광화문 한복판에 한 무리의 흰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합니다. 주위의 시선이 그리 쏠렸습니다.'아니 안동 선비마을에서 단체관광들을 오셨나?'새하얀 빛깔의 두루마기가 파란 하늘빛과 대조되어 어찌 그리 신선하던지요?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대형탑을 설치하고는 그 관계자되는스님들이 탑을 둘러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사는 이야기 2025.04.09

광대나물

습한 물가를 좋아한다. 나는 이 꽃을 성북천변에서 만났다.이 여리고 고운 꽃에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을 붙이다니!꽃말은 '봄맞이'란다. 하느님이 키우는 꽃이다.어린 순을 나물로 무쳐 먹으면 '고혈압 방지 효능이 탁월'하다는 말에 귀가 쫑긋한다.독특한 향이 있고 봄철 입맛 돋우는 데 그만이란다.세상에 먹을 거 천지니 그냥 보기만 해다오~

첫 매화 도종환

섬진강 첫 매화 피었습니다 곡성에서 하류로 내려가다가 매화꽃 보고는 문득 생각나서사진에 담아보냅니다 이 매화 상처 많은 나무였습니다상처 없이 어찌 봄이 오고,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 움트겠는지요​태풍에 크게 꺾인 벚나무 중에는 가을에도 우르르 꽃피우는 나무 있더니섬진강 매화나무도 상심한 나무들이 한 열흘씩 먼저 꽃피웁니다전쟁 뒤 폐허의 허망에 덮인 집집마다 힘닿는 데까지아이를 낳던 때처럼 그렇게 매화는 피어나고 있습니다​첫 꽃인 저 매화 아프게 아름답고, 상처가 되었던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애틋하게 그리운 아침꽃 한송이 처절하게 피는 걸 바라봅니다문득 꽃 보러 오시길 바랍니다2025년 4월 4일 '권력을 남용한 죄'로 윤석렬 대통령이 파면된 날입니다.

사는 이야기 2025.04.09

수선화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달픈 마음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또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붙일 곳 없는 정열을 가슴에 깊이 감추이고찬 바람에 쓸쓸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그대는 신의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77세 할미는 기억이 오락가락해서 뭐든 단정적으로 말하기 조심스럽답니다.내 기억에는 수선화를 사다 심은 적이 없는데올봄 이렇게 고운 자태로 내 맘을 흔드니요상한 일이네요.'니 은제 누굴 따라 이 뜰에 온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