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말 연속극에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제 갓 40을 넘어선 고교동창 네 남자의 일상의 이야기다.
탑배우 장동건을 위시해서 늘씬 빵빵한 네 남자가 시선을 모은다.
김하늘의 띨~~한 것 같으면서도 매력 넘치는 연기가 물론 감초역이고--
잘나가는 건축가, 변호사, 어마어마한 부잣집 딸을 아내로 두고 사랑의 숨바꼭질을 하는 젊은 남편-
인물이면 인물, 의상이면 의상, 으리뻔쩍한 집들- ‘40대의 환타지, 그 자체’라고 신문에서도 평한다.
게다가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무척 차지고 맛깔스럽다.
처음엔 시각적으로 사로잡히나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인물들의 톡톡 튀는 대사가, 외서 흉내 내고 싶을
만큼 깜찍하고 재밌다.
할머니인 내가 이렇게 빠져드니 그밖에 연령층이야 말해 무엇하리-
우리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도 그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金某 극작가의 드라마는 후련하고 통쾌하고 발상이 기발해서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는데 이제 그 뒤를 이을 만한 작가가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마흔 고갯마루에 선 작가 김은숙-
이제는 <태양의 남쪽>,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등으로 명성을 날리며 큰상들을 휩쓸고 지반을 단단히 굳혔지만 그녀의 무명 시절 이야기는 뭉클하게 교훈적이다.
책 살 돈이 없어 늘 책에 굶주렸고 새우깡으로 사흘을 버틴 날도 있었고 월세 30만 원의 반 지하 단칸방 시절도 경험했단다.
그러나 세상의 언저리에서 어둠의 터널을 건너는 동안 그녀는 <토지>, <태백산맥>을 읽었고 오정희, 신경숙을 읽으며 작가에의 열망을 멈추지 않고 無形의 資産을 쌓아 올렸다.
역시 사람은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고서는’ 인생의 단맛을 낼 수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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