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세르지오와 <시네코드 선재>에서 미시마 유키코 감독의 일본 영화 ‘Happy Happy Bread’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일본사람들에 대한 좋은 인상과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한 한 달쯤 일본여행 하고 싶다, 자전거 타고--” 라고.
흣카이도 츠키우라-
멀찌감치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고 한켠으로는 넓은 초원이 펼쳐진 곳에
<카페 마니>가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남자는 밀가루반죽을 만들어 빵을 굽고 여자는 커피를 내린다.
‘메에’하고 가냘프게 울어대는 양 한 마리도 그 집 가족이다.
그 외딴집에 나이든 남자가 앉아 편안한 얼굴로 차를 마신다.
그리고 어린 우체부 총각도 찾아온다. 여자가 좋아 죽겠나 보다.
어느 날 젊은 여성이 여행가방을 들고 찾아온다. 이웃 동네 꼬마숙녀도 찾아온다. 그리고 소녀의 아빠도
찾아온다.
카페마니 주인부부는 그들의 외로움과 슬픔을 따뜻한 차와 커피와 호박죽으로 위로한다.
따뜻한 말과 태도를 곁들여서-
天地가 하얗도록 눈이 무척 많이 내린 날, 老夫婦가 찾아온다.
절망의 그림자를 어깨에 짙게 드리우고--
빵을 안 먹는 할머니를 위해 이웃에서 쌀을 얻어다가 밥을 정성껏 지어드렸으나 할머니는 밥 대신
금방 만든 빵을 집어 드신다. 입안에 번지는 감미로움에 할머니의 얼굴이 소녀처럼 환해지고 밝아진다.
함께 죽을 곳을 찾아왔다가 젊은 부부에게서 삶의 희망을 건지고 돌아간다.
예쁜 동화책 한 권을 읽은 느낌.
자연도 사람도 맑고 깨끗하고 담백하다.
많지 않은 일본영화를 보았지만 매번 궁금증이 생긴다.
‘일본 영화감독들은 일본 홍보차원에서 영화를 만드나?
아니면, 일본인들이 추구하는 것이 이렇게 조촐하고 따뜻하고 욕심 없는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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