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피아노 선생이었다.
젊은 제자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연주회에 가고- 우아하게~ 老年을 보낸다.
그러다 어느 날 식탁에 앉아 남편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건네는데 여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없이 있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사람마냥.
잠시 뒤 아내의 얼굴이 풀리자 남편이 묻는다. 왜 그랬느냐고.
아내는 좀 전의 자기 상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증세가 거듭되자 아내는 간단한 수술(?)을 위해 입원한다.
그런데 수술 실패 확률이 극히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수술이 실패해서 半身不隨가 된다.
치매에 반신불수--
아내는 남편에게 간곡한 부탁이라며, ‘다시는’ 병원에 데려가지 말아 달라고 다짐을 받는다.
긴 투병생활 뒷바라지에 남편의 몸도 망가지기 시작한다. 다리를 절고 우울 증세를 보이고--
아내가 穀氣를 끊고 물조차 마시려하지 않자 남편은 우격다짐으로 아내의 입에 물 숟갈을 넣는다.
아내는 입안에 들어온 물을 남편의 얼굴에 뿜는다. 순간 남편의 손이 아내의 뺨을 갈긴다.
平常時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둘 사이에 벌어졌다.
어느 날 남편은 옛 추억을 꺼내 재미나는 듯이 이야기한다.
아내가 듣든지 말든지는 상관없다.
그러다가 남편은 날쌔게 베개를 집어 들어 아내 얼굴을 덮는다.
숨이 막힌다.
그런 뒤 남편은 아내의 옷장에서 평소 즐겨 입었을 법한 짙푸른빛 드레스를 꺼내어 입히고
꽃을 사다가 머리 위에 예쁘게 장식해 준다.
할 일(?)을 마친 남편은 햇살이 찰랑대는 소파에 길-게 눕는다.
이는 어느 팔십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아무르>다.
2012년 ‘깐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2013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나는 병원 신세 안 지고 가야지’하는 생각을 품어왔다.
상태가 나빠지면 검사도 받지 말고 약도 쓰지 말고 수술은 더욱 더 하지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이 여자가 보여준 모습이 극도의 利己的인 모습으로 비춰졌다.
남편을 골병들게 하고 살인자까지 되게 했다.
"What shall I do?"
인생이란 무엇인가?
밤하늘의 반딧불,
한겨울의 들소의 콧바람,
풀섶에 짧게 드리워졌다
해가지면 사라지는,
작은 그림자인 것을
-어느 인디언 추장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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