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공부-삶의 활력소

맑은 바람 2013. 11. 26. 07:15

 

이즈음 들어 이도 저도 귀찮은 생각이 들어 고정적으로 다니며 듣는 강의를 모두 없애고 아쿠아 로빅만 다녔어. 운동은 마지못해 하는 거--사실 이젠 딱히 재밌는 일도 신나는 일도 없고 불쑥불쑥 짜증만 나고 삶이 시들해지더군. 밥하는 일은 점점 더 싫고--

이게 바로 우울증 초기증세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

내 나이가 그럴 때도 됐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20년은 너끈히 살 것 같은데 지금부터 이러면 안 되지 싶기도 하고--

 

며칠 전 무심재에서 사진 강의를 한다는 메일이 왔어.

고급 카메라로 하는 건가 자세히 보니 내가 갖고 있는 디카로 한다네. 벼르던 일이라 한 번 신청해야지 하고 있다가 오늘 신청했어. 15만원 내고 내년 2월까지 10회 강의를 듣게 돼.

또 한 건-

TV에 고미숙씨가 나와서 강의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어. 전에부터 관심 대상이었던 인물이라 귀담아 들었지. 구구절절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 있게 들었지. 그런 후 그녀가 운영하는 <감이당>을 들어가 보았어.

12월부터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한다더군.

친구 덕분에 요새 조선왕조실록에 흥미를 느끼던 참에 잘됐다 싶어 신청했지.

그것도 3개월 수강에 10만원- 갑자기 학습에 투자한 돈이 25만원이나 되네.

친구가 얼마 전 들려주었던 - 내가 학창시절 잘 쓰던 말이 공거니?’였데.

호기심 많은 가난한 소녀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짠했어.

지금도 난 무료강의를 좋아해.

평생 풍족하게 써 보지 못하고 살아서인가,  몫돈들어갈 때마다 간이 오그라들어.

예외가 하나 있긴 하지. 여행갈 때 쓰는 돈은 아무렇지 않거든.

12월 초 친구랑 부산 가는데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 근데 그건 아깝다거나 그런 생각 안 들고 당연시되네.

 

어쨌거나 다시 이것저것 공부를 시작하려니 뿌듯하고 행복해지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된다는 말 공감이 간단 말이야.

 

오늘도 종일 공부한 셈이지.

오전엔 <예레미야기>필사하고 오후엔 <외국인민박 아카데미> 가고, 저녁엔 아우랑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사람 보는 눈>이란 강의 듣고--

손철주 강의는 기대한 대로였어. 소탈한 인상에 웃음 띤 얼굴이 좋았고 그 어려운 한자들을 휙휙 갈겨쓰는 모습이 멋있더군.

그래, 겉이 낡아가는 걸 안타까워하지 말고 내면을 살찌워야겠어.

물론 돌아서면 다 잊어버리는 나이지만 그러면 어때? 배우는 순간 즐거우면 됐지.

꼭 기억하고 싶고 남 앞에서 아는 척 하고 싶거든 외고 또 외면 돼.

 

12월은 여행과 운동과 사진공부와 한문공부로 즐겁고 바쁜 시간들이 펼쳐지겠지?

카르페 디엠!! (20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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