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WHITE RABBIT

안녕, 폴

맑은 바람 2014. 10. 15. 00:23

7박 8일 동안 함께 했던 폴이 아침에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동경을 거쳐 서울에 올라와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머문 것이다.

 

18세 어린 독일 청년은 자상한 할아버지가 여행비를 마련해 주어 해외여행을 떠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잘 웃고 이곳저곳 역사적인 유적들에 관심이 많아 대니와 미키는 번갈아 가며 폴을 데리고 여기저기 관광을

시켜주었다.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비롯해 국립박물관, 용산전쟁기념관, 창덕궁, 창경궁, 남산 팔각정, 역사문화공원

등을 두루 함께 돌아보고, 운동에 취미가 많아 안 해 본 것이 없다며 혼자 티켓 예약을 해서 잠실경기장으로

경기관람도 하러 갔다.

늦은 시각에 돌아오다가 길을 잃은 걸 어느 착한 여성이 전화를 해와 찾으러 나가기도 했다.

 

대니의 칠순날 조촐한 식사자리에 초대했다.

마침 로사가 와서 흔쾌히 말벗이 되어 식탁의 분위기를 업시켜 주었다.

 

 

 

 

폴이 떠나던 날,

두 번씩이나 폴을 껴안고 작별 인사를 나눈 뒤에도 골목길을 돌아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돌아선

대니가 말했다.

“이렇게 자꾸 정을 주다보면 다 없어져서 나중엔 맹송맹송해지겠지?”

“아니야, 정은 줄수록 자꾸 생겨나는 거야, 그럴 일은 없어.”

 

나도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져 애꿎은 풀포기만 잡아 뜯었다.

 

'자료실 > WHITE RABB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가 떴다-가수 윤상, 동물행동 교정가 이웅종 소장  (0) 2014.11.30
데이빗과 에밀리에 가족  (0) 2014.11.22
유쾌한 피터씨 가족  (0) 2014.10.06
첫손님  (0) 2014.10.02
지정증 받은 날  (0) 201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