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숙박을 마치고 미쉘(피터의 한국인 아내) 가족은 오늘 출국을 위해 공항으로 간다.
언어도 거의 안 통하고 대화할 시간도 많지 않았건만 막상 짐 가방을 들고 마당으로 내려선 피터씨 가족을 보니
마음이 싸-해온다.
미키(호스트 아들)는 연신 오르락내리락 그들의 불편사항을 세심하게 체크하며 최선을 다했다.
데니(우리영감)는 어제 그들을 스카이웨이 <팔각정> 드라이브를 시켜주며 서비스를 했다.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은 음식인데 그리 만족스럽게 해주지 못했다.
슬로바키아 출신 피터 씨는 시드니에 살고 있는데 한국인 아내와 어린 남매와 두 부모님을 모시고 세계 각국을
여행 중이다.
두 주일 전 제주도에서부터 부산, 동해안을 거쳐 서울에 올라와 우리 집까지 오게 된 것이다.
어린 광재와 다해는 부모님을 따라다니느라 몹시 피곤했던지 호젓하고 깔끔한 이층 방에 들어서더니
‘산타크로스가 선물을 주신 것 같다’며 좋아하더란다.
오랜만에 이층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느라 콩닥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마침 개천절이 껴서 그들은 세종대로에서 하는 행사도 구경하고 여의도 불꽃놀이도 보았다.
광화문 <토속촌>에서 삼계탕을 먹고 대학로 <낙산가든>에서 불고기정식을 먹는다.
치킨으로 저녁을 때우고도 컵라면을 사들고 들어오기도 하는, 현지 체험을 즐기는 진정한 여행가들이다.
시부모님을 동행하고 여행을 하는 당차고 예쁜 며느리 미쉘은 내게 기특하고 대견하게 여겨졌다.
과묵하신 시아버님, 상냥하고 세련되며 현재도 연극배우로 활동 중인 시어머니, 그리고 포스가 느껴지는 사업가
남편 피터씨, 명랑 쾌활한 어린 남매 다해(소피)와 광재(야쿱)-
이들은 여행자이며 잠시의 인연으로 우리 가족의 친구가 됐다.
오고가는 대화중에 미쉘이 시드네에 꼭 놀러오라고, 건축기술공무원인 시아버님이 직접 지으신 집에서 묵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시드니보다는 부모님의 고향집 슬로바키아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몇 년 전에 동유럽투어를 했지만 슬로바키아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어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곳 포도농장에서 포도주를 직접 만드신다는 피터아버님의 포도주도 꼭 마셔보고 싶다.
꿈이 언제 실현 될지는 몰라도 꿈꾸는 건 나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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