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같으면 온동네가 잔치잔치 벌이고
너나없이 한가족처럼 축하해 주었을 텐데
세상살이 하 요상시러워
공연히 맘 상하는 사람들 생길까봐
여러 차례 입단속하라는 주의를 들었지만
난, 숲속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이발사보다 더 좀이 쑤셔서
소문을 내야겠습니다.
집안 얘기라고는 거의 꺼내는 적이 없는 친구라
혼기 지난 남매 데리구 그저 그만그만하게 사나 보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밥 살 일이 있으니 한번 만나자고 한다.
뭔 일일까?
딸내미가 시집을 가게 됐나?
고시 공부한다던 아들이 합격되었나?
후자였다.
진이의 아들 박**군이 제 56회 사법 시험 2차 합격을 한 것이다.
끌어안아 주고 싶을 만큼 기뻤다.
진아,
수고했다. 장하다.
그동안 기도도 많이 하고
그러다가 진이 빠지면 혼자 끌탕하기도 했던
네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이제는 한시름 내려놓고 푹 쉬렴.
뭐니뭐니해도 자식 잘되는 것만큼
기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이럴 때 맥 놓으면 병나니 몸 추스르고 건강 챙기며
오래오래 잘 지내자.
-난 이 이야기를 동창 카페에 올리고 싶었으나 불합격한 다른 친구 아들 때문에그만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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