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제6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2회 전석 매진은 물론 뜨거운 관객반응에 힘입어 관객상을 수상-
‘公 無 渡 河, 公 無 渡 河--’
강원도 횡성-
한복 커플룩 부부-
14세에 데릴사위로 들어온 23세 남자를 만나 76년을 연애하듯 사랑하며 살아온 부부-
머리를 서로 정성껏 빗어 주다가도 문득 장난기가 발동한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머리칼을 흩어놓는다.
가을 향기가 짙을 땐 할아버지는 국화꽃 한 움큼 꺾어 서로 귀에 꽂아주기도 하고--
눈오는 날은 눈을 치우다 문득 눈싸움도 하고--
어디를 가나 둘이 손을 꼭 잡고 다니던 부부-
어느 날 할머니는 시장에 나가 어린아이가 입을 여섯 벌의 겨울 내복을 장만한다.
어려서 잃은 아이들의 옷이다.
열둘을 낳아 여섯을 잃은 어머니는 추운 겨울 내복 한 벌 사 입혀 보지 못한 게 평생 한이 되었다.
“당신이 먼저 가거든 엄마가 사 준 거라고 아이들에게 입혀 주시우.”
89세 할머니와 94세 할아버지의 소꿉사랑은 할아버지의 소천으로 끝난다.
님은 마침내 그 강을 건넜다.
저만치 땅에 묻힌 남편을 바라보며 백발 아내는 울음을 쏟아낸다.
순백의 울음, 애간장이 끊어질듯 흘러나오는 울음 울음- -
장례식장에서 울음이 사라진지 오래된 지금,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그 울음소리에
나도 모르는 사이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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