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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뷰티(The Great Beauty)

맑은 바람 2014. 7. 6. 08:21

-65세 생일을 맞은 어느 남자 이야기-

-이 나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얼굴을 보며 서로 친구해서 농담하며 위로하는 거라구~

얼마나 다행이야, 우리가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시네코드 선재], 12시 20분-

시네마클럽 친구들과 ‘그레이트 뷰티(The Great Beauty)’를 보기로 했다.

8명이 모였다.

시네마클럽 결성 이래 가장 많은 참가자 수를 기록했다.

문자 메시지 끝에

“진이야, 자야, 초심을 잃지 말거래이~” 하는 문구를 넣었더니 그것이 그들의 가슴을 두드린 모양이다.

그들은 시네마클럽 결성의 계기를 마련했던 친구들, 소위 발기인들이었다.

 

<그레이트 뷰티>는 44세의 이탈리아 젊은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작품으로 2013년 타임지선정 올해의 영화 Top 2에 든 영화이자 2014년 미국과 영국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예고편을 통해 로마의 아름다운 풍광과 로맨스 같은 것을 기대하고 왔는데, 막상 줄거리도 잡히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넘나들며 현실과 상상이 마구 뒤섞여 좀 지루하고 혼란스러워 잠깐씩 조는 친구, 가볍게 코를 고는 친구도 있었는데 마지막 자막이 오른다. 

 

‘모든 것은 속임수였다.’

 

순간 나는 진짜 뭔가 속은 느낌이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친구들도 異口同聲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느니 초현실적인 것 같다느니 하면서, 아무래도 우리와 수준이 맞지 않는 거 같다고 웃으며 한마디씩들 했다.

그러나 음악이 예사롭지 않고 로마의 名所들이 골고루 등장하고 배우들의 의상과 악세사리가 세계 최고의 이태리 명품들이라니 眼目없는 나도 귀와 눈이 호강한 셈이다.

'이해하려 들지 말고 그저 느껴보라'고 감독은 말하는 것 같다.

 

 <My Heart's in the Highlands>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 곱씹게 하는 대사들이 많다.

 

-삶은 소설같은 허구이며 죽음으로 향하는 여행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8월은 끝나지만  9월은 오지 않는다.

-원하지 않은 일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이 나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얼굴을 보며 서로 친구해서 농담하며 위로하는 거라구~

얼마나 다행이야, 우리가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