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WHITE RABBIT

인디아 가족 이야기

맑은 바람 2015. 10. 30. 21:30
 

며칠 전 인디아 가족 8명이 왔다.

두 딸이 부모님을 모시고 남편들과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왔다.

가족을 대신해서 우리와 소통하는 이는 둘째사위 딜립이다.

인물이 훤칠하기가 웬만한 영화배우 저리가라다.

알고 보니 첫째사위는 궤도에 오른 영화배우고 그도 이제 막 입문한 배우란다.

두 딸도 영화와 티브이에서 활동한단다.

 

                            나랑 제일 친한 Praarthana

 

                                       무뚝뚝한 할아버지와 상냥한 외손녀들-

                                       추워서 장갑까지 꼈다

                  

맨왼쪽이 프라타나-그녀의 가족

인도손님은 처음이라 그것도 대식구라, 며칠 전부터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뽀죡한 메뉴가 떠오르지 않았다.

있는 재료를 생각하다가 첫날엔 닭도리탕을 해주기로 했다.

닭은 남기지 않고 잘들 먹었는데 밥을 많이 남겼다.

그들의 밥과 달라 먹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다 딜립이 내려와서 빵 파는 집을 가르쳐 달란다.

할머니가 말했다. 아침이 너무 해비(heavy)했다고--

 

다음날은 식빵과 쥬스와 토마토와 삶은 계란을 내놓았다.

나중에 보니 토마토와 쥬스와 빵은 그대로 있었다.

할아버지가 미키에게 직접 말했다.

내일은 빵과 커리를 먹고 싶다고--

母子는 바짝 긴장하고 고민스러웠다.

저녁에 미키가 인도빵 난과 카레와 닭가슴살을 사왔다.

 

삼일째 아침에 미키는 빵을 굽고 나는 카레를 만들었다.

우리의 카레라이스를 생각하고 그만 너무 짜게 했다.

물과 설탕을 넣고 다시 조절을 했다, 백종원처럼--

아이들이 먼저 내려왔다.

오늘아침 너무 맛있었다고--

할머니도 사위도 딸들도 다 한 마디씩 한다. 오늘 아침식사 너무 좋았다고--

 

그때서야 알았다.

이들이 말한 이 우리가 흔히 먹는 빵집 빵이 아니라 인도의 을 이야기한 거구나.

의외로 난을 파는 곳이 별로 없어 인터넷 쇼핑 끝에 간신히 찾아냈는데 말이다.

며칠 만에 고향의 음식을 대하니 그 솜씨여부를 떠나 무척 반갑고 좋았나 보다.

게다가 할머니가 내려와서 내게 건의한다.

한국음식 만드는 법 한 가지를 내게 가르쳐주면 나는 인도음식 한 가지를 가르쳐 주고 싶은데 어떠냐--

거절할 상황이 아니어서 그러마고 했다.

다행히 적당한 메뉴가 바로 떠올랐다.

우리의 대표적 간식거리 해물파전이다.

그러나 아직 다섯 날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잘하건 못하건 매일 다른 메뉴를 상에 올렸는데 이들에겐 계속 난과 커리만을 주어야 하나 어쩌나 그게 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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