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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집>을 드디어 다 읽다

맑은 바람 2016. 7. 13. 00:08


<지혜의 집>-이슬람은 어떻게 유럽 문명을 바꾸었는가

 

좀 지겨운 독서였다고 서두를 떼고 싶다.

이슬람문화에 막연히 경도된 나머지 선택한 이 책-

 

<지혜의 집>8C 아바스 왕조 때 수도 바그다드에 설립한 왕립도서관을 가리키며 이곳에서 이슬람 학문이 꽃을 피우게 되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一例, ‘이 시대는 전반적으로 아랍어가 세계적인 학술어로 사용되었고--’라는 말은 이슬람의 영향력이 매우 큼을 뜻한다.

그러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양인들은 과학을 비롯한 의학, 철학 점성술 등 각 분야에 끼친 아랍인들의 업적과 기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우월감일까? 종교적으로 대립관계에 놓여서일까?

 

수학, 의학, 천문학, 기하학, 미적분---

평소에는 거리를 두고 지냈던 이런 단어들로 꽉 찬 책을 별로 지루한 줄 모르고 절반이나 읽어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다.

아마 그 학문들의 내용보다는 그 일에 관여한 인물들에 더 흥미를 느끼고 그 인물의 족적을 밟는 일이 재미있어서 그랬나 보다.

 

수많은 인물들이 浮沈하지만

8C 아바스 왕조 칼리프로 지혜의 집의 학자뿐 아니라 다른 곳의 학자들에게도 학문을 적극 장려한 알마문,

12C 아랍에서 학문을 배워 서양 최초의 과학자가 된 영국의 애덜라드,

13C 기독교인이면서 시칠리아 왕으로, 무슬림의 과학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많은 양의 독서를 통해 현자의 모습을 보여준 학자풍의 임금 루지에로 2,

14C 최초로 비종교적인 역사철학을 발전시켜 <역사서설>을 쓴, 아라비아의 가장 위대한 역사가 이븐 할둔 등은 참으로 끌리는 사람들이다.

 

어느 시대 어디에 있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은 탐구심과 모험심, 목숨을 걸고 지키는 진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