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69일째 <한 치 앞도 모르면서>

맑은 바람 2017. 1. 8. 08:28

제니랑 9시에 숙소를 나섰다.

쉬엄쉬엄 얘기를 나누며 슬리에마 해변을 따라 걸어서 <Fortina Hotel>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10분 전이다.

마리아랑 10시 30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호텔 스파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지만 만족할 만한 시설이다.


점심은 호텔 앞 <Terrace>에서 정찬으로 먹었다.

몰타에 와서 코스요리를 먹어본 건 처음이다.

오징어튀김-연어구이-케익 그리고 화이트와인

모처럼 입에 맞는 요리로 포식을 했다. 유쾌한 시간이었다.

 

오후 스파를 끝내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9시가 다 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리아를 보내놓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만치서 마리아가 웬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우리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다리가 후들거린다,

무슨 일일까?

젊은 남자가 말한다.

길에서 넘어지는 걸 보고 데려왔다고~

마리아의 입주변이 피투성이다.

그 상황에서도 마리아가 말한다. 가다 넘어지면서 한 바퀴 굴렀다고~

이가 부러지고 코도 어떻게 된 것 같다고~

 

이 무슨 날벼락인가!

불과 5분 뒤에 일어날 일도 모르면서 어찌 내가 내 몸의 주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경황 없는 중에 정류장에 서 있던 다른 청년한테 앰브런스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홈스테이 주인여자한테 전화해서 대강의 상황을 알렸다.

 

앰브런스가 오고 우리는 <몰타국립병원> 응급실까지 따라갔다.

잠시 후에 박실장이 오고 집주인 부부도 왔다.

우리는 둘다 충격으로 멀미가 나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고맙게도 마리아 주인집 남자가 우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한 시간 남짓 후에 박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행히 코와 이는 괜찮고 입술 안쪽이 찢어져 두 바늘 꿰맸다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제니한테로 달려가서 사실을 알렸다.

 

마리아,

당신 말이 맞아.

당신의 든든한 수호천사가 지켜주어 요 정도의 해프닝으로 끝난 거야.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슬리에마 해변

 

 슬리에마해변 산책길

 

 스파를 함께 하기 위해 모였다

 <Terrace>에서 正餐을~ 

 오징어튀김

 연어구이

 달디단 케잌

 와인?


한 치 앞도 모르면서~모르고 사는 게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