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안녕!
'갔소 왔소'라는 말이 있듯이 선생님을 만난 지 딱 두 주일만에 수업을 접으려니 이내 아쉬워, 지난 금요일에 말씀드릴까 하다가 오늘 수업을 하고 말씀 드리려는데 이미 알고 오셔서 물으시니 민망했습니다.
-오늘까지만 수업할 거냐?
-그렇잖아도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런데 어쩐지 언짢아 하시는 것 같아 미안스럽다. 진심은 그게 아닌데~~
어쩌랴, 우리가 어떻게 진심을 다 전하고 살까?)
크리스틴,
당신은 제가 바랐던 대로, 글씨도 크고 발음도 정확하고
정답도 분명히 가르쳐주는, 좋은 선생님이세요. 훌륭한 말티즈시구요.
Elementary Course에 딱 맞는 분이세요.
몸집이 제 두 배는 되지만 그런만큼 호탕한 웃음소리, 시시때때로 우리 눈을 동그랗게 만드는 조크도 재미 있었어요.
또 교사직을 사랑하며 적성에도 잘맞는다고 하시니 교직 경험이 있는 저로서 무척 다행이라 생각해요.
크리스틴 밑에서 두어 달 공부하면 귀가 뚫리고 웬만큼 지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아쉬워요~~
크리스틴,
당신의 기억 속에서는 곧 사라져버릴 존재가 될 테지만
저는 이 학교와 당신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하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안녕!
안녕! 발레타여, 그리고 몰타여!
하루에도 몇 번씩 그림을 그리는 구름들
그리고 수많은 성당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저 지중해 물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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