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뉴질랜드 유랑기

뉴질랜드유랑기 (20일째) Mt. Victoria

맑은 바람 2017. 2. 23. 17:34

페리 출발장소를 답사하러 갔다.

중심가에서 불과 3km인데 이건 아주 깡촌에 와 있는 듯하고, 사방이 고가도로이고 인도와 건널목이 보이지 않는다.

보행자는 그림자도 없고 차들만 쌩쌩 내달릴 뿐이다.

남북을 잇는 페리항이 두 군데 뿐인데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는게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 숙소 가까이에서 페리항까지 가는 셔틀 버스 시간을 일아냈다.

택시를 타지 않아도 된다.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는 대니 덕분에 난 완전히 신경 끄고 산다.

차도 인적도 없는 깡촌에 페리항이 있다


시내로 들어와 오늘의 목적지 <Mt.Victoria>를 가기 위해 20번 버스를 탔다.

20번 버스만 빅토리아산 정상까지 간다.

'빅토리아'

몰타에서도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도시마다 '빅토리아'라는 도로명이나 지명이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만든 여왕답게 그의 이름은 오늘날에도 도처에서 빛난다.

 

버스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두 사람만 태우고 달린다.

전세 낸 기분~~

--뭐하러 렌트카를 해?

다시 한번 차를 빌리지 않은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버스들

 


우리나라 남산 높이 정도 되는 산에 올라 웰링턴 항구와 시가지를 내려다보았다.

언제 보았다고 이 광경이 이리도 정겨울까! 눈물이 핑 돈다.

 <Mt.Victoria>에서-웰링턴 시가지와 항구가 보인다

 

 頂上의 조형물

 이왕이면 산 아래 풍경이 잘 내려다보이는 산책로를 택한다

 

 이정표-어디로 갈까?


점심 먹을 자리를 찾다보니 하산길로 들어섰다. 조망하기 좋은 잔디에 자리잡고 도시락을 푼다.

잘 닦인 흙길을 따라 한 시간 남짓, 산 아래 풍경들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서늘한 바람이 옷섶으로 스며들어 열기를 식혀준다.

오늘 나는 맨발에 샌들만으로 산길을 걸어다닌 것이다.

전에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산행이었다.

 

 

10749보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