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는데 잘 지내는 거지?
여기서도 국내소식을 늘 접하고 있어.
한쪽에선 앓던 이 빠졌다고 좋아하고 한쪽에선 이젠 끝났다고 낙담하고~
누가 그러데~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어리석은 자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여기서 누가 한국 정치 얘기 꺼내면 심히 민망하더라구~
뉴질랜드 유랑생활이 어느덧 51일째로 접어들었네~
이틀 후면 뉴질랜드 남섬 끝자락에서 다시 북상해서 크라이스트처치--픽턴--웰링턴을 거쳐 56일째 되는 날
북섬 오클랜드 공항을 떠나 서울로 돌아가.
지중해 40만이 사는 작은 섬 몰타에서 소꿉장난하듯 삼개월을 보내고 잠시 서울에서 구정 쇠고 이곳으로 왔어.
몰타는 이미 가 있는 知人이 있어 믿거니 하고 출발했는데, 이곳은 전에 패키지로 한번 왔을 뿐이라 좀 막막했어.
어쨌거나 목표를 인구 400만대의 나라 뉴질랜드에서 봄이 올 때까지 2개월만 지내는 걸로 하고 출발했어.
오기 전에 <뉴질랜드 100배 즐기기>란 책이 있길래 사서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지.
우선 남북섬에서 이름난 도시 8군데를 골랐어.
오클랜드--해밀턴--로토루아--웰링턴-넬슨--핸머스프링--크라이스트처치---퀸스타운
<호텔스닷컴>이 맘에 들어 거기를 통해서 전 숙소를 예약했어.
숙소의 조건은 都心에서 가깝고 비용이 높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
그리고 오클랜드의 <Inter City>라는 버스회사에서 우리가 두 달 동안 여행할 곳을 한번에 예약을 해뒀어.
남북을 오갈 때 두 번 페리를 이용하고 나머지 전구간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돼.
한꺼번에 목돈이 들어가긴 하지만, 할인가를 적용해주고 일일이 매표하는 번거로움을 덜었으니 알먹고 꿩 먹는 셈이라고 할까?
짧게는 2시간 30분, 길게는 11시간 45분 걸리는 버스도 있는데, 그림같은 풍경들을 보며 가다가 졸기도 하고 군데군데 잠시 내려 차도 마시고 볼일도 보니까 아직까지는 별로 힘들지 않았어. 어찌보면 비행기보다 덜 힘들어.
다만 가는 동안 기사가 관광가이드를 해주는데 거의 알아들을 수 없어 그게 몹시 안타까웠어.
집을 나서면 그때부턴 내 할일이 없어져.
남편은 가이드 겸 통역사까지 하며 전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우리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땅을 골목 안까지 돌아다닐 수 있는 건 바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구글신'이라 불리는 구글맵 덕분이야.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지는 난, 전적으로 남편에게 모든 걸 맡기고 졸졸 따라다니지.
뉴질랜드의 관문 오클랜드에서 영철씨를 만났어.
함께 앨버트공원을 산책하고 저녁도 먹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어.
우리 숙소에서 차를 마시며~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홈스테이를 했는데 그때 싱가포르에 사는 작은아들 내외가 왔어.
제 아내한테 은하수와 남십자성을 보여주고, 엄마 생일날에 곁에 있고 싶어서라면서~
마침 홈스테이하는 집 여주인이 내 칠순 생일 축하겸 아들 내외 환영파티를 해준다며 바베큐 파티를 열어 주어서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럽던지~~
작은아들 내외와~
테카포 호수[Lake Tekapo]를 따라가다가 연어로 가볍게 주전부리를 하다
라나네집 순둥이와~
라나! 당신의 친절을 그날까지 간직하고 감사하며 살렵니다^.^
우리를 위해 여러 날 場을 보아다가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베푼 라나 母子에게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나의 七旬축하를 위해 만든 라나의 걸작품
여러도시를 여행하면서 별 이질감을 느끼지 않은 것은 여행자의 태반이 우리 같은 노인들이고 국적도 다양해서
영어를 잘 못해도 큰 불편은 없더라구~
여러 달 여행하는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는 건 天運이라해도 좋아.
알게 모르게 날 위해 기도하는 손들 덕분이라고 굳게 믿어.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먹은 녹색홍합국
지열지대 간헐천이 많은 로토루아
마오리와 백인들의 놀이터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어미참새
가로등 밑의 꽃바구니는 '낮을 밝히는 가로등'
탁트여 가로막히는 게 없는 땅에서는 종종 긴 구름띠를 본다
긴 그림자처럼, 햄머스프링의 끝없이 이어진 길
퀸스타운에서 295km 떨어진 <밀퍼드사운드>에서 돌고래를 보기 위해 크루즈투어를 한다
지금쯤 뜰에 목련이 芽鱗을 벗고 매화꽃은 봉오리를 열기 시작했을 테지?
방긋방긋 웃을 줄 알고 가끔 심통도 부리는 손녀도 보고 싶네.
친구야, 이제 사월에 자주 보자~~^^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at all. -Helen K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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