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전라도

청운사 하소백련 축제-善緣의 고리

맑은 바람 2017. 7. 10. 13:42


910, 용산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네잎 클로버(모임명)’는 익산을 향했다.

열차는 정시에 출발, 3시간 16분 만인 1226분에 정확히 익산역에 닿는다.

오늘 목적지는 청하산 <청운사>.

절 앞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라는 鰕沼白蓮을 보기 위해서다.

 

우선 점심을 위해 역 가까이에 있는 <맛집식당>을 찾아들어갔다.

내오는 반찬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먹음직스럽다.

익산의 첫인상이 상큼하다.



<맛집식당>의 메뉴

갑오징어초장, 반건조갈치조림, 파김치가 특별히 맛이 좋았다.

오래된 양은 공기 속의 막걸리도~~


다시 익산역 앞으로 와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우리 연배의 남자분 둘이 이야기를 건넨다.

살아온 세월이 길다보니 스스럼없이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주고받는다.

차는 안 오고 정류장은 한산하고, 구수한 남도사투리로 이런저런 얘기 끝에 까마득히 오래 전에 있었던 이리역 폭발사고까지 얘기가 나왔다.

 

마침내 기다리던 17번 버스가 왔다.

이 버스를 놓치면 오늘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는 말에 감지덕지 차에 오른다.

몇몇 승객을 싣고 버스는 초록 벼논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김제평야를 쉬엄쉬엄 달린다.

대신이라는 곳에서 내려야 하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기사양반한테 부탁해 놓았다.

목적지에 이르니 차 안엔 우리일행뿐이었다.

기사양반은 아예 차를 세워 놓고, 여기는 택시도 드물고 버스도 안 들어가는데 어쩔 셈이냐고, 절에 차편을 부탁해보라고 한다. 절집으로 전화를 하는데 기사양반은 전화를 달라며 직접 주지스님과 통화를 한다.

전화를 끊더니 잠시 후에 절집차가 올 거라고 알려준다.

 

우린 뜻밖의 친절에 어리둥절한다.

감사하다고 번갈아 인사하고 기념촬영까지 했다. 잠시 후 절집차가 나오는 걸 확인한 후에야 버스기사는 차에 올랐다.

우리는 또 한 번 감사의 작별인사를 했다.

 

빗물을 잔뜩 머금은 벼논은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멋진 싸나이, 익산의 기사님!

 

절에서 나온 분은 절손님을 위해 차량봉사 뿐 아니라 절집의 잡다한 살림을 돕는 봉사자였다.

그분의 도움으로 절 안까지 편안하게 들어갔다.

<하소백련축제>를 총괄하느라 바쁘신 중에도 주지스님은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신다 


백련지는 가까이에 크게 네 군데로 나뉘어 있다.

모두 합하면 국내 최대~

연꽃 축제는 7월 7일~7월 16일까지 계속된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연꽃들


카메라를 든 노신사가 지나가다가 발을 멈추고 우리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는 짐짓, 우리 사진 한 장 찍어주실려구요? 했다.

흔쾌히 카메라를 들이대는 멋쟁이 아저씨! !

야외에서 改金佛事를 일으키는 경우가 청운사가 처음이란다


명상의 집

명상의 집 내부


16회 <하소백련 축제>의 話頭


<대웅전>에 이 절의 주지 淸雲 道源스님의 탱화와 달마상이 전시되어 있다

도원 스님은 전북 무형 문화제 27호 탱화장이시다. 1950년생




대웅전 앞 5층 석가탑


1973년 들여놓은 범종각


오늘 행사를 치르는 <無量光殿> 법당

불상은 바깥에 모시고 改金佛事 중


주지도원스님


살풀이춤을 추는 춤꾼 주성용


가정의 안녕을 비는 소리꾼 이강근




인기가수 정수라도 왔다

목소리와 몸매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열창하는 정수라에게 연잎차를 제공하는 보살님


애초 계획은, 오후에 음악회도 보고 白蓮池 주변도 거닐며 느긋하게 절에서 하루 묵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템플스테이가 없는 절이라, 임시로 안 쓰던 방을 하나 내주었는데 살펴보니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발견되었다.

들어올 때처럼 차도 없고 아는 데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데, 옆에 있던 곱게 생긴 중년부인이 한마디

한다.

-묵을 만한 곳이 있기는 한데 조심스러워 말을 꺼내야 할지 어떨지 모르겠다고~

귀가 번쩍 뜨인 우리는 소개해 달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차 한 대가 들어왔다.

군산 임피면에서 홈스테이를 운영하는 분이란다.

우리는 가격을 알아볼 틈도 없이 차에 올라 그녀의 집으로 갔다.

조용한 주택가의 넓은 집이었다. 우리는 대만족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김제평야의 일몰


우리를 편하게 쉬게 해준 <마리하우스>



오늘은 참 묘하다.

일기예보에 비가 엄청 뿌릴 것 같았는데 우산 펼 일 없었고, 기다렸다는 듯이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속 나타나고~~

남도(익산,김제,군산) 땅에서의 善緣에 뿌듯하고 고마울 뿐이다. (2017.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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