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이야기

15개월이 돼가요~

맑은 바람 2018. 1. 4. 07:32

--손녀가  할미방에  오는 이유--

일 년 하고도 석 달이 채 안 된 우리 손녀~

늦은 저녁 잠자기 전, 손녀는 지 엄마나 아빠 손을 잡고 할미방으로 건너옵니다.

 

처음엔 할미 책상서랍을 열라 합니다.

볼펜이며 핀곽이며 딱풀, 자 등을 유심히 살피며 하나씩 만져보고 뒤져보고---

가위엔 손도 안 대고  "클라! 클라!"(큰일 나)합니다.

서랍 속 산책이 끝나면 할미더러 잘 닫으라 합니다.

 

그 다음엔 옷장문을 엽니다.

문짝에 걸린 할미 목걸이를 내려달라네요.

이것 저것 만져보고 기중 맘에 드는 건지, 진주목걸이와 수정목걸이를 연신 목에 둘러 봅니다.

다시 제자리에 걸어 놓으라 하고 이번엔 할비 쪽으로 갑니다.

 

할비는 손녀를 위해 <아기코끼리의 걸음마>를 틀어줍니다.

장단에 맞춰 동작이 절로 나오네요~.

누가 가르친 적도 없는데 음악에 따라 몸에 흥이 실리는 걸 보면 인간은 선천적으로 음악적 감각을

타고 나오나 봅니다.

 

다음엔 할비용품 바구니를 탐색합니다.

돋보기도 썼다가 할비 코에 걸어주고. 휴대용 스피커를 귀에 가져다 전화하는 시늉도 하고, 

슬그머니 할비 휴대폰을 빼앗아 마구 눌러보고 밀어보고~

 

그러다 슬그머니 일어나

"까자! 까자!" 합니다.

과자통을 내놓으란 얘기-

오늘 너무 많이 먹은 거 같아서 내가 손가락을 치켜들고 한 개만! 하면 저도 손가락을 한 개만 폅니다.

그래놓고 과자통을 열면 처음엔 여러 개를 움켜쥐더니, 이젠 딱 한 개만 집고 뚜껑을 닫으라고 하네요.




처음엔 뭐든지 만져보고 제자리에 돌려놓으라고 하는 모습이 신통하기 짝이 없어서

할미 할비는 ' 써프라이즈! ' 를 연발했어요.

 

아이가 첫돌만 지나도 사물을 인지하고 기억해낼 줄 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엄마가 더이상 젖을 주지 않아, 먹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는 것도 안다는 사실도, 할미는 몰랐어요.

 

우리들의 아이들도 다 그랬을 텐데,

그 옛날만 해도 '말도 할 줄 모르는 게 무얼 알랴' 싶어 얼마나 '무지하게' 다루었는지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깨닫는다더니, 이즈음 우리 손녀는 매일매일 할미할비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줍니다.

 

고맙다,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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