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동방견문록

맑은 바람 2020. 5. 30. 22:57

--마르코 폴로의 길을 걷다
마르코 폴로/루스티켈로 지음/배진영 엮음  국내 초판 2004년 12월
읽은 때:20200510~0530

마르코폴로1254~1324 70세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생
15세에 아버지를 따라 동방여행길에 올라 서아시아-중앙아시아-중국-인도를 거쳐 25년만에 베네치아로 돌아옴.(1295)
중국(당시 원나라1206-1368)에 머문 기간이 17년 정도. 그 중에서도 샨두와 킨사이에 가장 오래 머묾
당시 중국은 징기스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원나라를 세워 집권하고 있었다.
전쟁포로(제노바-베네치아)로 옥에 갇혔을 때 작가 루스티켈로가 마르코폴로의 경험담을 듣고 글로 옮김(1298-1299년 완성)

**옥중에서 탄생한 걸작들이 얼마나 많은가!

13세기 유럽인들에게 동방은 미지의 세계였다. 그래서 마르코폴로의 이야기는 놀라움 그자체였다. 사람들은 그를 허풍쟁이라 했으며 더구나 입만 열면 '수백만의~'운운하는 그에게 '백만선생'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필사되었고 성경 다음으로 인기있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의 임종 직전, 친구들은 <동방견문록>의 거짓된 내용에 대해 참회하라고 말했다.
그가 대답했다.
"나는 아직 내가 본 것의 절반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번 중국여행(2012년 3월) 후 독서 의욕이 되살아나 이런 저런 책을 사다보니 도서 구입비가 10만원이 넘는다.
<제국의 뒷길을 걷다> <열하일기> 마테오 리치의 <기억의 궁전> 마르코 폴로의<동방견문록>
인터넷으로 주문, 책이 도착해서 설레는 맘으로 포장지를 뜯을 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시들지 않은 스무살의 풋풋함이다.

서해클래식 002
정가 11900원인데 할인가를 적용,10000원에 샀다.
7000원짜리 식사에 3000원짜리 커피 한 잔보다야 훨 만족스런 선택이 아닌가 싶다.
표지도 맘에 든다. 붉은 바탕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원색의 동화분위기의 그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맘에드는 구절에 줄쳐가며 읽는 맛이 그만이다.

 

(16쪽)폴로형제는 쿠빌라이에게 기독교 외의 모든 종교는 미신이라고 말한다.
칸은 두 형제에게 그걸 증명할만한 사람 100명을 교황이 뽑아 보내달라고 주문한다.
당시(1271) 교황은 그레고리 10세였다.

2021년에도 코로나19때문에 조지아여행이 불투명한 상태인데, 마르코 폴로는 13세기 후반에 벌써 그루지아를 다녀왔다니 감개무량하다.
(36쪽)조르지아에 대한 마르코 폴로의 서술: 국민들은 용감하고 활도 잘 쏜다. 기독교를 신봉하며 교회의 교의를 지키고 있으며 서방의 사제처럼 머리를 짧게 하고 있다. 한쪽은 드넖은 바다, 한쪽은 높고 가파른 산이어서 알렉산더도 점령을 포기한 땅.

(39쪽)발다크(바그다드):끝없이 넓은 이 세상에서 우연히 보게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장엄한 도시다.

(46쪽)일 칸국: 칸 국의 하나.이란, 이라크 지역 페르시아 칸국이라고도 한다.
저자가 어느 특정 종교를 지닌 사람일 때 책의 내용이 다분히 편파적이어서 독자를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다.그러니 세계인구의 태반이 종교를 갖고 있으니 공정하고 객관적인(그런일이 가능하기나 할까?)기록을 기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귀 값이 말보다 비싸다니!
(51쪽)나귀가 말에 비해 좋은 이유는 사육하기 편하며 무거운 짐을 잘 짊어질 수 있고 비교적 장거리를 가며 일반 말과 노새에 비해 피로를 잘 견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예수님이 예루살렘 입성할 때에도 나귀 타고 오시지 않았나?

*타타르인:유럽사람들이 대륙의 동방지역을 일컬음. 13세기 중엽 몽골제국 사람들, 흰 피부를 가졌다

튀르크어를 쓰며 러시아와 시베리아에 산다.
(56쪽)이란 레오바르에 출몰하는 카라우나스 인:타타르 군사와 인도여성 사이에서 난 혼혈인, 마술을 하고 약탈을 일삼음.

마르코 폴로 일행도 화를 입음.
(58쪽)오르무스평원의 열풍:너무 뜨거워 질식사하는데 시체는 바싹 마른 북어같이 된다.
(62쪽)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사는 땅:페르시아 북부 티모카인. 알렉산더와 다리우스의 싸움이 있던 곳.
(71쪽)알렉산더의 명마 부케팔루스의 고향: 발라샨(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바닥샨 산지) 험준한 지역으로 쇠처럼 단단한 말발굽을 지녔으며 이마에 특별한 표시가 있다.  알렉산더와 페르시아 왕녀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땅

 

글의 흐름에선 마르코폴로의 체취를 느끼기 어렵다. 훗날 편집자들이 여기저기서 정보를 모아 늘어놓은 느낌
사실적으로 독자의 흥미를 끌려면 사막을 이동할 때의 이동 수단이라든가, 사막을 건너는 동안에 있었던 일,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이 사실적으로 서술되어야 할 텐데 전혀 그런 게 없다. 도시의 특징을 소개하는 것도 비슷비슷~

(74쪽)실감나는 부분:
12일간의 여정이 끝나면 계속 같은 방향으로 40일을 더 가야한다. 숲이 우거진 울퉁불퉁한 고산과 굽이굽이 흐르는 큰 강을 지나고 완만한 언덕을 거쳐 다시 수많은 강을 지나고 망망한 사막을 지나야 한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인가도 없는 이 지역을 지나기 위해서는 여행자 스스로 미리 먹을 것을 준비해 가야 한다.이 지방은 벨로로라 불리는데 울퉁불퉁하고 높은 산 위에 흉악하고 난폭한 야만인이 살고 있다.
(87쪽)옹칸(프레스터 존)과 징기스칸의 격돌: 프레스터존의 딸을 아내로 맞고 싶다는 징기스칸의 청을 거절하자 징기스는 병사를 이끌고 옹칸의 병사와 격돌하여 징기스 칸이 크게 승리한다.
(107쪽)대칸의 점쟁이와 마술사들은 사형수를 가져다 삶아 먹는다.
(112쪽)대칸과 숙부 나얀의 전투 (1286): 양측이 대오를 정렬하고 공격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을 때 여러 가지 악기소리와 각종 나팔소리,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타타르인들의 관습이다. 대칸의 승리로 끝남.

(114쪽)타 종교에 대한 대칸(쿠빌라이)의 견해: 전 세계 사람들이 숭배하고 존경하는 네 명의 성인이 있다. 기독교도는 그들의 신을 예수 그니스도라 하고, 사라센은 마호메트라 하고, 유대인은 모세라 하고, 우상숭배자들은 여러 우상들 중에 최초의 신인 사가모니 부르딘(석가모니)이라 한다.  나는 그들 네 명의 성인을 모두 숭배하고 경애한다. 특히 하늘에서 가장 권위있고 진실한 자(예수)를 존경하며 그에게 나를 도와 달라고 기도드린다.
(그러나 그가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는 이유는 백성과 부하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칸이 말했다고 마르코 폴로는 전한다)
(118쪽)대칸의 용모:팔다리가 모두 균형 잡혀 있으며 그의 피부색은 흰 데다 불그레하게 혈기가 도는 것이 마치 장미꽃과 같다. 눈동자는 까맣고 아름다우며 코는 잘생긴 모습이다.
*(타타르종족 중에 웅구트라는 종족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피부가 희고 아름답다.
*웅구트:돌궐계(투르크)의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인들
쿠빌라이는 그곳에서 첩들을 뽑아오게 하는데 여성을 뽑는 과정이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라자드를 떠올리게 한다.)
(125쪽)북경 자금성 묘사:다녀온 이 입장에서 보면, 눈에 선하게 그려져서 매우 실감난다.
당시 베이징의 이름은 타이두.
(126쪽)집들은 아름다우며 정원과 화원도 있다.이런 식으로 집들이 정렬되어 있는 모습은 마치 바둑판 같은데 그 뛰어난 설계기술과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도저히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대칸의 종교에 대한 관용: 대칸의 생신날에는 기독교도들, 우상을 숭배하는 사랑들, 마호메트를 숭배하는 사람들 모두 정성스럽게 그들이 숭배하는 신에게 대칸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
칸의 대신 아크메트의 권력남용과 카타이인의 반란: 아크메트는 호색한, 권력남용 끝에 카타이인에게 살해됨. 대칸은 재산을 몰수하고 아크메트의 시신을 들개에게 던져줌.

 

(화폐, 역참제도, 구휼정책 등이 세세하게 소개되어 당대의 빈민 구제정책이 지금의 복지제도 못지않은 듯하여 놀랍다.)
(156쪽)타타르인의 종교:우상 숭배, 영혼은 불멸하여 선업선과에 의해 거듭 환생한다는 믿음이 있다.
(177쪽)남자들은 그들의 팔과 넓적다리 위에 검은 줄무늬를 새긴다. 이들은 몸에 이런 무늬를 만드는 것이 일종의 장식이자 품위라고 생각한다. (13세기에 벌써 문신이 있었다니)
(184쪽)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대도시 코이간주와 소도시 쿠안주가 있다. 이 강(양쯔강)을 건너면 부유하고 화려한 만지 지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것으로서 내가 카타이에 지방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 내가 설명한 것은 전체의 1/20에도 못 미친다.

**대칸이 거대한 만지지방을 정복할 수 있었던 건 그의 뛰어난 부하 바얀(白眼)1237-1295 덕분이다. 미국드라마 <마르코 폴로>에 이 바얀의 활약상이 나온다.
(194쪽)킨사이[항저우]라는 이름은 '천상의 도시'라는 의미이다.이 도시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세계 어떤 도시들보다 빼어나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천당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풍경이 빼어날 뿐아니라 물류도 풍부하다.)
4700여년 전부터 비단을 짜고, 사냥감이 매우 풍부할뿐 아니라 오리와 거위가 싸고 흔하며 수많은 도살장에서 소와 송이지 등이 제공되며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이 넘쳐난다.
게다가 바다와 호수로부터 건져올린 물고기도 넘쳐나서 킨사이의 많은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급되었다.
뿐만 아니라 냉욕 목욕탕에는 몸을 닦아주는 사람들이 있으며 사람들은 매일 식사 전에 목욕을 한다.(물이 귀한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사람을 홀리는 기녀들이 넘친다. 거리는 반듯반듯하게 구획정리가 잘 되어 있고 커다란 주택과 정원이 즐비하다.
남녀 모두 인물이 수려하며 하얀 피부에 풍채도 아름답다. 대다수 주민들은 비단옷을 입고 있다.(항조우는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지만 이 글을 읽으니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상인조합의 우두머리들은 물론, 그들의 부인까지 일하지 않으면서 우아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데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주민들의 성품은 온화하고 예의바르다. 이전의 군주는 무력을 숭상하지 않았고 후손들이 그것을 본받아 사회적 기풍이 되었다. 사당과 사원도 곳곳에 있는데 수많은 승려와 비구니들이 사원 안에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린다. 호수 위로 아름답게 장식한 수많은 유람선이 다니고 있는데 유람선 위에서 연회를 할 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도 갖추어져 있다.
팍푸르가 살던 궁전은 1만명 정도가 한꺼번에 연회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이며 궁궐이 호숫가로 바로 연결되고 군주는 궁녀를 데리고 아름다운 정원과 동물원을 다니며 사냥과 쾌락을 일삼았다.
(도시마다 사실에 입각한 관찰, 기록에 중점을 두고 개인의 주관적 표현은 극히 삼가하여, 모험과 스릴을 기대한 독자는 읽는 재미가 덜함)

(208쪽)만지의 차이툰 항[취안저우]: 세계최대의 항구, 후추 수출도 세계최대규모. 풍경이 수려하고 자원이 풍부, 주민들의 생활도 풍족함. 문신기술이 뛰어나 많은 외지인이 찾음.

(214쪽)지팡구 섬[일본]에 대해서:원주민들은 피부가 하얗고 잘생겼으며 문명화되어 있었다. (??)

그곳에는 금이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왕이 금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그곳을 방문하는 상인이나 선박이 드물다.
궁전은 금으로 장식하여 호화롭다.
그들의 기이한 풍습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싫지만, 그들은 경우에 따라 사람을 잡아 먹는다.

사람의 고기를 최고의 음식이라 생각한다.
(중국, 일본에 대한 기록에서 식인풍습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도?)
(249쪽)암흑지대(=시베리아)에 대해
1년에 일정 기간 동안은 태양을 볼 수 없으며 하루종일 먼동이 트기 시작할 즈음처럼 어두컴컴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곳을 암흑지대라 한다.
이곳 주민들은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피부가 매우 희다.
타타르인들은 그곳의 가축과 재산 등을 약탈하기 위해 어두운 시기에 맞추어 이곳까지 온다.

 

***미국 드라마 <마르코 폴로>10부작  2015
(마르코 폴로는 책 전반에 걸쳐 그가 동방의 나라에서 본 것이 대체로 物産도, 자연에서 얻어지는 농산물과 과일과 채소도 풍부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피부가 흰 사람들 얘기가 많은데 황인종인 우리 기준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한번 읽어볼 만한 책으로 여겨 읽었지만 맛으로 치면 좀 맹송맹송하다.

<동방견문록>을 허구라고 주장하는 중국학자들이 있어서 이 책의 眞僞가 의심스럽지만 이 책에 반한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 유럽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매우 의미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