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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

맑은 바람 2020. 6. 7. 16:08

이근후(이화여대 명예교수)
--나이듦에 관한 유쾌한 심리수업 (총 283쪽)

(8)젊었을 때는 의지를 세워 노력하면 웬만한 일은 전부 이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살아보니 알겠다.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의해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원래부터 많지 않았고, 흐르는 시간을 당해내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인생의 슬픔은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가운데 발견하는 사소한 기쁨과 예기치 않은 즐거움이 세월로 인한 무상감과 비애감을 달래준다. 그래서 사람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살아야 한다.
(작가의 글흐름은 시냇물과 같아 종이배를 띄우고 가볍게 넘실넘실 흘러가는 기분)

(43)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아름답다. 그리고 남은 시간과 에너지로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는 게 옳다.
(47)언젠가 이런 산책마저 그림의 떡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산책의 기쁨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62) 부모가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면 자식은 부모의 인생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양분을 섭취한다. 즉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그리고 남은 에너지로 자기 인생을 사는데 열중해도 부모로서 역할을 괜찮게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65)아이를 잘 기르는 법: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 된다. 그저 나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 좋은 부모라는 상에 억눌리기보다 그저 온전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할 것.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 부모의 명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자기 삶을 알아서 꽃피운다. 그래서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가 따로 없다. 그저 부모만 있을 뿐이다.
(68) 내 인생은 내가 만든 독창적인 예술품이다. 그러니 온전히 자기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에 자부심을 느껴야 할 때다.
(72) 이제 나는 뜨거운 여름과 풍성한 가을을 지나 고요한 겨울에 이르렀다. 나는 비로소 평화롭고 자유롭다. 그래서 여든이야말로 노년기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
팔순잔치는 이렇게~:
지금까지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죽을 때까지 간직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드는 계기로 팔순 잔치를 기획하고 싶었다.
"올 한 해는 일년내내 내 생일이다."
(굿 아이디어! 나도 80에 기억에 남는 80명을, 아니 8명을 뽑아 그들과 함께 식사하고 추억담을 나누어야겠다.)
(75)인생의 재미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태도가 결국은 인생을 정말로 재미있게 만든다.

(76)우리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진정한 흔적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의 가슴에 남기는 좋은 기억뿐이다. 내가 죽은 후에 누군가 나로 인해 사는 게 조금은 행복했었다고 말해 준다면 그보다 값진 인생이 또 있겠는가.
(80)유엔이 발표한 100세 시대 생애주기별 연령:
1~17 미성년
17~65 청년
65~79 중년
79~99 노년
100세 이상 장수노인

 

(129)오늘도 우리는 타인의 가슴에 기억을 새기며 살고있다.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누군가의 행복에 기여하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염두에 둔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150)나누기에 좋은 것, 좋은 시기는 따로 없다. 바로 지금, 내가 하려는 그 일을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나눔이다.

그리고 나눔이야말로 사람을 곁에 두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하자고 제안할 것. 그 작은 시도가 몇 배의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154)내게 제사란 망자를 위한 의례가 아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슬픔을 달래고 떠나간 사람들을 기리는 자리가 바로 제사다. 그러므로 제사는 무엇보다 산 자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100%공감. 우리집안도 시어머니가 혁신적으로 제사 폐지, 추모예배로 대신하게 했다.
종교가 없는 나는 추모예배조차 불편했다. 그 형식적인 절차뿐인 추모예배가 덧없어 보였다.
아이들이 결혼한 이후 시댁형제들도 명절에 모이지 않는다. 동서들이 더 좋아했다.
아들들에게 말할 것이다. 나 죽으면 화장해서 산이나 바다에 뿌리고 추모일 같은 건 따로 없어도 된다고~)

 

(156)부모가 먼저 자식에게서 떨어져 나가야 자식도 비로소 제 앞가림을 시작한다.

어느 때고 혁신과 변화를 이끄는 미래세대의 개막은 부모 세대와의 단절로부터 시작되었음을 기억하라.

 

(161)부부가 서로 잘 지내려면?
첫째,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라.
둘째, 배우자를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
(우리는 모두 '자기입장'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타인을 바라본다. 배우자에 대한 내 해석은 그야말로 하나의 '해석'일 뿐이다. 좁은 시각으로 배우자를 재단하고 낙인찍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배우자는 이해하기 전에 먼저 받아들여야 하는 대상이다.)
셋째, 말투를 조금만 바꾸자. (화가 날 때 존댓말을 쓴다.)

 

(253)나는 주례를 설 때 으레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신명나게 살 것
둘째, 창의적으로 살 것
셋째, 잠재력을 서로 키우도록 도울 것

(인격자 소리를 듣는 분이라 가능할까?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내 칭찬하면 뭐 떨어지는 줄 알고 칭찬에 인색한데, 저자는 아내의 공을 드러내며 기꺼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57)카푸치노의 유래: 프란치스코 수도회인 카푸친 작은형제회의 수도복 두건을 cappuccio라 하는데 짙은 갈색 위에 우유거품 이 얹힌 모양새가 그 두건과 비슷해서--

 

(258)인간이 가진 최대의 무기가 무엇일까?
니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거라는 희망, 그것이 인간을 살게 한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감정은 '모른다'는 데서 출발한다.

오늘은 알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의지를 세우고 노력하면 미지의 내일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그러므로 모른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 미래를 몰랐기 때문에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에 이를 수 있었으므로.
목숨이 붙어있는 한 도전적으로 살겠다고 각오하라. 그것이 미래를 모르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삶의 방식이다.

 

(265)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살아갈 것--미니멀 라이프
쓸모없는 물건을 버려서 깨끗한 생활 환경을 만들듯이 쌓인 감정도 해소해서 정서적으로 단순한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271)떠올리면 웃음이 나는 따뜻한 추억을 최대한 많이 만들 것--작지만 아름다운 추억들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진정으로 빛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274)일상에 숨어 있는 행복을 최대치로 찾아 누려라.
피할 수 없는 하루라면, 어차피 할 일이라면 최대한 즐겁게 하라. 그것이야말로 반복되는 일상을 즐겁게 버티는 비결이자 추억거리를 많이 만드는 비결이다.
사소하고 소중한 추억들이 모여 인생을 빛나게 한다. 추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결국 남는 것은 행복했던 추억들뿐!
(나도 이근후 선생의 책을 덮으며 한마디 하고 싶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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